공공기관의 건설분야 불공정 계약 관행 여전

[보도자료] 2015-06-18 | 규제개혁팀 안종현 차장

공공기관의 건설분야 불공정 계약 관행 여전

- 건설분야 공공계약제도 개선방안 -

- 일부 공공기관, 계약법령에 배치되는 불공정거래 강요하는 사례 많아

- 예정가격 공개로 運札 논란 발생, 분쟁 시 중재보다는 장기간 소요되는 소송 선호

- 불공정 계약 등 폐지, 중재 위주 분쟁해결 제도 필요, 예정가격 비공개 검토

# “공공기관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서 불공정거래를 하면서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게 되고, 민간의 의욕을 꺾게 된다. 실제로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에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고 공공기관 퇴직자가 재직하는 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앞으로 공공기관장들이 앞장서 불공정거래 행위와 입찰비리를 뿌리 뽑도록 해달라”(대통령,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 ’14.5.26)

#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 구간 1∼4 공구 담당 12개 건설사들이 서울시, 부천시 등을 상대로 공사기간 연장(’04년∼’10년 → ’04년∼’12년)에 따른 추가비용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비 등을 지급하지 않은 점을 등을 인정하고 서울시 등이 건설사들에게 141억 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고(’13.8), 2심 법원도 건설사 승소 판결을 내렸다.(’14.11)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에서(’14.5.26) 대통령이 공공기관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개선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분야 불공정계약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경련이 발간한 “건설분야 공공계약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는 해외수주 물량 감소, 국내 대형공사 발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의 불공정 계약관행, 비효율적인 입찰제도와 분쟁해결 제도 등으로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공공기관, 계약법령에 배치되는 불공정거래 강요하는 사례 많아

국가계약법 등 계약법령은 계약당사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계약당사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과 조건을 금지하고 있다(국가계약법 제5조, 동법 시행령 제4조). 그러나 일부 공공기관은 상위법령(법률, 시행령, 시행규칙 등)에 배치되는 계약, 계약특수조건, 내부지침 등을 통해 시공사에 불공정 거래를 강요하고 있다.

- 사례① : 민원해결 책임 시공사 전가 -

국가계약법 등 계약법령은 민원해결을 발주처가 책임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들은 입찰안내서 등을 통해 발주처가 책임져야 할 토지 보상, 지질 조사, 공사 용지 확보 등 민원해결을 시공사에 전가하고 있다.

A공사는 입찰안내서에 일체의 인허가 사항과 민원해결을 계약상대자의 비용과 부담으로 처리토록 명시. B공사도 입찰안내서에 지질조사와 문화재 지표조사를 입찰참가자들이 공동 부담으로 실시하도록 명시

- 사례② :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비 부담 전가 -

계약법령은 발주기관의 귀책으로 공사기간 변경 등의 사유가 발생할 경우 실비 정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은 과도한 휴지기 기간을 설정해서 시공사가 휴지기 기간 중에 발생하는 현장관리 인건비, 유휴장비비 등 간접비를 부담토록 하고 있다.

D공사는 전체계약 기간 1,500일 중 270일을 휴지기로 설정하고 휴지기 기간 중에는 계약상대자가 추가비용을 청구하지 않도록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 D공사 13개 구간 공사(’09년∼’12년)를 담당했던 건설사들은 휴지기 기간 동안 간접비를 포함해 추가로 600억 원의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추정

- 사례③ : 설계변경 시 계약단가 부당조정 -

계약법령은 발주자 요구에 따른 설계변경 시 일정기준에 따라 계약금액을 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은 특례조항이나 내부지침 등을 통해 계약법령과 달리 시공사에 불리하게 계약단가를 조정하고 있다. 관련 건설사들은 공공기관이 제시하는 조정 계약단가가 계약법령이 정한 절차에 따라 산출되는 조정 계약단가보다 10%∼15% 작다고 주장하고 있다.

A공사, C공단, D공사 등은 국가계약법령 규정과 다른 ‘공사계약특수조건’상의 설계변경 적용단가 협의기준을 별도로 제정하여, 설계변경 시 법령보다 낮게 계약금액을 조정. B공사는 계산방법 변경을 통해 법령 보다 낮게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실무매뉴얼에 명시

- 사례④ : 계약당사자 권리 제한 -

계약법령은 계약 당사자 간에 대등한 입장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계약당사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과 조건을 금지하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은 입찰안내서, 공사계약특수조건 등을 통해 계약변경(클레임) 제한, 소송제한 등 시공사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

A공사는 계약특수조건을 통해 클레임(계약변경)을 제한하고 있고, C공단도 계약특수조건을 통해 소송을 제한하고 있어 시공사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

- 사례⑤ : 산업안전 규정 및 노무비 기준 미준수 -

산업보건안전법 등은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건설공사 종류별로 차등 요율을 적용해서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사업비에 계상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공공기관은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적용요율이 높은 공사에 낮은 요율을 적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예산절감을 이유로 노무비도 계약법령에 따른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감액해서 책정하도록 요구하는 공공기관도 있다.

B공사는 입찰공고문을 통해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요율이 높은 일반건설공사(갑)에 요율이 낮은 특수/기타건설공사 요율을 적용하도록 요구. F사는 노무비를 계약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시중임금보다 낮게 책정하도록 요구

예정가격 공개로 運札 논란 발생,
분쟁발생시 중재보다는 기간이 더 소요되는 소송을 선호해 건설업 발전에 걸림돌

보고서는 예산 및 예정가격 공개로 인해 건설사들이 견적능력과 기술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공공기관 공사 낙찰액이 공개된 예정가격의 75%선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입찰참여 건설사들의 응찰가격이 그 금액대에 집중되면서 금액 차이가 미미한 상태에서 낙찰자가 결정됨. 견적능력이나 시공능력이 아니라 운(運)으로 낙찰을 받는다는 뜻으로 운찰(運札)이라고 불림

한편, 계약법령은 소송이나 중재를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공공기관들은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보다는 소송에 의한 해결을 선호하고 있다. 소송이 선호되는 이유는 공공기관 담당자가 업무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음으로써 신분상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이로 인해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업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건설분야 불공정계약 등 개정·폐지 필요

전경련 유환익 본부장은 “건설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상위 법령을 위반하는 공공기관의 불공정 계약, 계약특수조건, 내부지침 등을 개정·폐지하고, 공공건설 분야에서 적정한 공사비를 책정하는 관행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입찰 시 예산 및 예정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비효율적인 입찰제도와 소송 위주의 공공기관 분쟁 해결방안 등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첨부] 「건설분야 공공계약제도 개선방안」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