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 시범사업 추진현황과 보완과제

[경제시론] 2006-05-30 | 기업도시팀 한동률

7월과 8월에 걸쳐 선정된 6개 지역(무안, 원주, 충주, 태안, 무주, 영암.해남)의 기업도시 시범사업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도시 유형별로 또는 시범사업 지역별로 다소 진행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대부분 개발계획을 수립중이거나 개발계획 승인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진행상황을 보면, 산업교역형인 무안 기업도시의 경우 금년 6월말까지 개발계획 승인신청을 목표로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무안기업도시개발’과 ‘한중국제산업단지개발’이라는 2개의 SPC(특수목적법인)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무안 기업도시는 산업교역형 기업도시에 적합한 기업들을 추가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시범사업, 금년중 개발계획 승인신청 추진

지식기반형인 원주 기업도시와 충주 기업도시의 경우, 금년 8월과 9월에 각각 개발계획 승인신청을 목표로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2개 지역 모두 SPC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원주 기업도시의 경우 지식기반형에 맞는 기업들의 추가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충주 기업도시의 경우, 보다 강력한 시행자를 추가로 참여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광레저형의 경우, 단일기업이 참여하는 태안 기업도시의 진행속도가 가장 빠르며, 금년 5월말까지 개발계획 승인신청을 할 예정으로 있다. 무주 기업도시의 경우에는 8월중에 개발계획 승인신청을 하기 위하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영암 기업도시의 경우, 9월말까지 사업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금년 말까지 SPC 설립과 개발계획 승인신청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추진과정에서 당면한 문제점

토지가격 상승에 따른 토지확보 문제

현재 기업도시 시범사업 추진과정에서 부딪히는 첫 번째 문제는 토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토지확보의 어려움이다. 일부 지역의 경우 토지확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기업도시 시작단계에서부터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이는 기업도시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개발계획 승인시점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동안 주민들의 기대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기업도시 유치를 위하여 기업도시 건설을 환영하던 주민들이 토지보상 문제로 시행사와 갈등을 일으키게 되자, 오히려 기업도시 건설을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수요창출을 저해하는 제도적 애로요인

기업도시에 입주할 기업과 개인들을 유인하기 위한 제도적인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업들을 위한 제도적인 애로요인으로는 먼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지적할 수 있다. 기업도시에 대한 출자의 경우에도 이 제도를 적용함으로써 기업들의 투자여력을 감소시키고 있다. 또한 시행사에 대한 재무건전성 요건이나 토지의 직접사용 의무비율 등을 엄격하게 적용함으로써 참여기업의 수를 제한하게 된다. 기업도시 건설에 출자할 개인에 대해서도 충분한 인센티브가 주어져 있지 않다. 기업도시 내에 개인들의 수요창출을 위한 세제상 지원대책 등의 조치들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투입비용 상승을 초래하는 요인

정부 또는 지자체가 기업도시 지역으로 연결되는 접근로 등 광역인프라 건설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광역인프라 건설여부는 기업도시의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제이다. 외국의 성공한 기업도시들은 모두 사업 초기부터 광역인프라 건설을 추진해 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한편, 기업도시 시범사업 대상지역이 매립지인 경우, 지반 강화비용이 예상 외로 많이 소요됨으로써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자체와 시행사의 갈등이 부분적으로 표면화되는 현상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선호하는 지자체가 시행사에 대하여 지역의 공공시설을 우선적으로 설치할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결국은 시행사의 투입비용 증가로 나타남으로써 기업도시 건설의 초기 사업추진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기업도시 시범사업 성공을 위한 보완과제

기업도시는 새로운 개념으로 처음 시도되는 제도이다. 그런 만큼 시행과정에서 제도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여 개선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이고 사업추진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도시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애로사항들을 정리해보면 지자체의 역할 정립, 기업의 투자여건 개선, 정주여건 조성 등과 관련된 내용으로 구분된다.

지자체의 역할 정립

기업도시는 지금까지의 공공이 주도하는 개발방식에서 벗어나서 기업이 주도적으로 도시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한 사업이다. 기업이 자율성과 독창성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도시를 개발하고, 지자체는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여 기업을 지원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토지확보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경우 시행사가 직접 나서서 주민과의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지자체가 나서서 시행사와 주민들 사이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예상치 못한 이유로 투입비용의 상승이 우려될 경우, 기업과 지자체가 협력하여 최대한 투입비용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지자체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도시의 성공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발전으로 연결되도록 기업도시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단기적인 성과 때문에 사업초기에 기업에게 부담을 주는 요구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투자여건 개선

현재 기업도시에 출자하는 자금 중 인프라 건설에 소요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출자총액제한의 예외적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인프라 건설에 소요되는 금액은 기업도시 개발에 소요되는 총 비용의 10% 내외에 지나지 않으므로 출자총액제한 예외적용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기업도시에 출자하는 경우는 기업의 지배구조 목적과는 관계가 없는 만큼, 그 소요비용에 대해서는 전액 출자총액제한에서 제외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시행사에 대한 재무건전성 요건이나 토지의 직접사용 의무규정 등을 엄격하게 정한 취지는 사업추진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기업도시 시범사업 시행사의 경우, 이미 사업추진의 안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라면 공동시행사 또는 재무적 투자자의 재무건전성 기준을 신용등급 BBB 이상으로만 고집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토지의 직접사용 범위를 완화하여 시행사의 자회사가 사용하는 경우도 직접사용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주여건 개선

기업도시의 성공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인이 정주여건이다. 뛰어난 교육 및 의료 환경은 우수한 인재를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기업도시에 대에서 외국 초??고교의 설립 및 운영을 허용함으로써 질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기업도시에 영리법인 의료기관과 외국 의료기관의 설립 및 운영을 허용함으로써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