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사회공헌 전략으로서의 파트너십

[경제시론] 2006-06-30 |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장 주성수

최근 ‘사회적 기업’에 대한 기업의 참여가 점차 확대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은 새로운 변화의 과정에 있다. 기업의 자산이 되는 경영기법이 새로운 사회공헌의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락사업, 간병인사업 등 주로 사회복지 영역의 ‘사회적 기업’ 모델에서 그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그간 주로 하드웨어의 지원에 집중되었으나, 이제 경영과 마케팅 등의 소프트웨어로 변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기업이 직접 이해당사자로 참여해 사회공헌의 효과를 배가시키면서 기업과 비영리단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바람직한 윈-윈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의 파트너십 전략은 기업 자체를 위한 경영전략이며, 나아가 국가발전과 지역사회 개발의 전략이 된다. 서구의 경우, 변화무쌍한 주변 환경의 시대적 변화에 따라 기업은 정부, 대학, 학교, 제3섹터 기관과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해왔다. 미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외부 환경과의 관계에 따라 기업의 사회공헌 파트너십이 변화되어오다, 1980년대에 와서 기업 스스로의 경영전략에 따라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이동되었다. 단순한 물질제공과 같은 ‘사회공헌 파트너십’에서 기업 임직원이 지역사회 개발에 직접 이해당사자로 참여하는 ‘사회참여 파트너십’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한 것이다. 전통적인 ‘자선적 기부’나 ‘사회적 책임’ 가치관보다는 ‘공공-민간 파트너십’이 더욱 중시되었고, 1990년대에 와서는 ‘경영전략적 사회공헌’ 가치관이 보편화되기에 이르렀다. 파트너십은 기업의 수익활동에 직접적으로 환원된다는 경영전략적 분석이 높은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기업 파트너십의 유형은 기업간 연합, 기업-정부, 기업-NGO, 기업-학계 등 매우 다양하다. 이것을 국가발전과 지역사회 개발 전략으로 적극 활용해온 서구에서는 파트너십을 가능한 모든 유형에서 추진해왔다. 특히 ‘지역사회’ 단위로 기업들이 지역 사회내의 다양한 주체들과 연합해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모델을 형성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도심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은 지역사회의 안전, 환경, 범죄예방, 빈곤퇴치, 저소득층 지원 등 지역사회 문제해결이 곧 지역사회 공익에 기여할 뿐 아니라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 대해 직접적인 이해가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문제해결 접근법과 같이 전통적인 접근법을 탈피해서 지역사회 경제활성화 등의 적극적 사회공헌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원형식도 전통적인 재정지원을 유지하면서 임직원의 사회봉사 활동으로 지역주민에 직접 접근하는 인적 지원과 경영기법 등의 소프트웨어 지원을 더욱 중시한다.

일례로 미국의 올스테이트(Allstate) 보험사는 수십여 기관들을 재정 후원하는 전통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유지하면서도 전국 1,400개에 이르는 지역사회 기관들과 파트너가 되어 지역사회 발전에 투자하고 있다. 일시적인 문제해결보다는 장기적인 자립자족을 추구하는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 지역사회가 당면한 다양한 경제문제를 중시하면서 임직원이 지역사회 각종 행사에 참여하여 이사를 도와주고 공터를 청소하는 등 지역사회 전반에 동참하는 실질적인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이러한 기업-지역사회 파트너십은 지역사회가 당면한 현안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지역사회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전략적 접근법이 일반화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 종합지원 접근법에서 의료서비스와 같은 보다 특화된 서비스 공급을 하는 사례도 많으며 지역주민들에 대한 고용교육, 일자리 찾아주기 등이 서비스로 제공되기도 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 및 기술 지원, 직장인 기술향상 교육 등이 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기업과 제3섹터 파트너십은 다양한 방식들 중 일반화된 유형이다. 여기에는 대학을 포함한 학교, 지역사회 재단, 적십자사, 구세군 등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모두 포함된다. 이 유형에서는 기업과 대학이 제3섹터가 주도하는 지역사회개발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기도 하고 제3섹터 기관을 직접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자금, 물품 등 기부협찬뿐 아니라 전문기술 봉사활동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진다. 지역사회 리더십 개발과 같은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제3섹터 기관들의 조직화와 내실화를 지원하는 중요한 사업이 되는 사례이다. 자금지원뿐 아니라 컴퓨터 지원과 같은 현물 지원과 함께, 각종 전문기술 지원이 직장인과 대학인의 봉사활동으로 진행될 수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은 사업의 효과성뿐 아니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지역사회가 각종 사업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모금?마케팅?홍보 등의 측면에서, 기업이 축적하고 있는 다양한 경영전략들이 응용될 수 있고, 이같은 측면에서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시민사회 또는 제3섹터에 대한 지원과 사회개발 측면에서 기업은 이제 우수한 경영 노하우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