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제언

[경제시론] 2014-12-01 | 전경련 경제본부장 송원근

정부는 핵심분야 구조개혁으로 경제체질 개선, 구조개혁을 뒷받침하는 경제활력 제고,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 그리고 남북간 신뢰형성으로 본격적인 통일시대 대비의 네 가지를 2015년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하였다.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구조개혁을 우선하는 것은 올바른 정책방향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구조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확보하기 위해 소비여건 개선, 기업투자 촉진 등 경제활력을 제고시키겠다는 정책방향도 나름 일리있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고질적인 가계부채 문제, 저성장의 지속에 따른 기업수익성의 악화,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의 관리도 2015년의 중요한 정책과제임에 틀림없다.

우리 경제는 최근 수년간 2~3%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은 경기둔화가 대내외 변수에 의해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원인에 따른 장기적 성장 둔화라는 데에 있다. 수도권 규제와 같은 기존의 각종 규제와 경직적인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는 외국인투자를 포함한 투자와 고용창출 등 활발한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경제민주화와 더불어 등장한 기업의 거래와 투자를 제약하고 조세부담을 늘리는 제도들은 기업가정신과 기업의 혁신역량을 위축시킴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성장동력의 출현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혁신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이러한 구조적 요인들을 해소하여야 한다.

정부가 내놓은 공공부문 효율성 향상, 금융 역동성 제고, 노동 유연안정성 제고 등의 구조개혁 방안은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공공부문에 대한 개혁, 취약한 금융산업의 발전,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공공부문 개혁 방안의 경우 지출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향후 급격히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복지지출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무상보육 재원 부족 논란에서 보듯이 복지재원의 부족은 증세의 필요성으로 이어지고 이는 전반적인 세부담 증대를 통해 성장을 제약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결국 복지지출에 대한 구조조정의 결여는 재정건전성을 악화시켜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을 안겨줄 것이다. 기금의 지속가능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도 미래 세대의 관점에서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노동 유연안정성 제고 방안에서 목표로 하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개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개혁 방안은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다.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 해소,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고용계약 및 인력운용의 유연성 제고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노동시장 개혁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는 퇴직급여 적용확대,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전환, 경영상 해고에 관한 규제 강화 등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 방향으로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과 이를 통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의 걸림돌 제거가 요원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박근혜정부가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규제개혁은 최근 ‘규제기요틴’ 과제 추진방안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입지, 서비스, 환경 분야 등의 핵심규제 중 114건을 개선 추진키로 하여 규제비용총량제와 더불어 현실화되면 규제완화의 가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수도권규제와 대기업 진입제한 규제 등 핵심적인 덩어리 규제와 더불어 고용 관련 규제는 ‘규제기요틴’ 추진에서 대부분 추후 논의할 과제로 남겨두었다. 핵심 규제의 완화는 우리 경제의 혁신과 지속성장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2015년 경제정책에서도 무엇보다 핵심 규제의 완화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송원근(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