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강세, 과거보다 부정적 영향 감소되는 듯

[보도자료] 2002-06-25 | 산업조사팀 윤재호조사역

최근 원화강세, 과거보다 부정적 영향 감소되는 듯

(문의)산업조사본부 산업조사팀 윤재호조사역(3771-0463,yjh1008@fki.or.kr)

최근 원화 강세의 경향을 분석해 본 결과, 과거와 달리 경쟁국 환율의 동반강세, 수입비용 절감,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에 의해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부정적 영향이 감소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원화강세는 국내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주도 업종에서는 채산성 악화나 수출물량 감소로 연계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달러화 약세에 따른 경쟁국 통화의 동반강세로 가격경쟁력 약화 부담 완화,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에 따른 수출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 강화, 원부자재의 수입부담 경감, 달러화 부채 상환 부담 경감 등으로 원화강세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과거보다 상당부분 상쇄되어 가는 것으로 기대된다.

업종별로 원화강세에 따른 영향을 살펴보면, 자동차, 타이어, 조선, 석유화학, 섬유 등 수출비중이 높은 수출주력산업들은 가격경쟁력 약화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지만 과거의 경험과 비교해보면 악영향은 예상보다 다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달러화 결재 비율이 약 80%로 매우 높아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도 우리나라 환율과 마찬가지로 강세를 보임에 따라 국산 자동차의 가격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어 산업은 수출비중이 65%에 달해 가격경쟁력의 약화가 우려되지만 제조원가 23%를 차지하는 원자재(천연고무) 수입가격 결재 비용의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조선은 건조선박의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어 원화기준 매출액 감소, 순이익 감소, 수주액의 감소가 우려된다. 하지만, 원화강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선가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은 국내업체가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작고 국내외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수출단가를 인상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나, 수입원자재(원유 및 납사) 가격 인하 및 경쟁국 통화의 동반강세, 시황개선 등으로 부정적 영향은 일부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는 바이어의 단가인하 압력으로 환율급락에도 불구하고 수출가격을 인상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화섬은 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있는 중국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제고되고 있고 경쟁국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그러나, 원료 수입 비용 절감 및 달러화 부채 상환 부담 완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다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철강, 공작기계, 제당, 해운, 반도체, 전기, 원양어업 등의 산업은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특히, 철강, 공작기계, 제당은 원자재의 수입비중이 높아 원화 결재액 부담이 경감되어 원화절상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를 상당부분 상쇄시킬 것으로 보인다. 철강은 원료인 철광석 및 원료탄이 전량 수입되고 있으며, 공작기계는 주요 핵심부품(총 원가의 50%)을, 제당은 원료의 100%를 수입하고 있는 형편이다. 해운은 외화부채가 높아 이에 대한 상환금 및 이자 부담이 경감되면서 원화 환산 매출액과 이익 감소 부분의 부정적 영향이 다소 상쇄되고 유류비의 경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장기공급계약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른 가격변동이 거의 없으며, 수입 반도체장비 및 원부자재의 가격 인하 효과도 있어 원화강세에 따른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과 정유산업은 원화절상에 따라 전반적으로 수혜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은 전체에너지원 중 원유의 수입비중이 크고 달러표시 부채(전체의 65%)가 많아 원화절상시 채산성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다. 정유산업도 수입에 전체 수요량을 의존하고 있어 달러당 원유 수입 평균단가가 하락하여 채산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업계는 원화강세에 대응하여 수출단가 인상 유도, 원가절감 활동 강화, 수출시장 및 품목의 다변화 등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위해서 정부는 예측 가능한 환율 관리 정책으로 적정환율을 유지해야 할 것이며, 품질 향상이나 신기술 개발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지원 등이 매우 요망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