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전경련] 1999년도 10대 경제뉴스 선정
-
[보도자료]1999-12-30 | FKI미디어 김영희
월간 [전경련] 1999년도 10대 경제뉴스 선정
99년 경제계는 그 어느 해보다 굵직한 이슈들이 많았다. IMF 관리체제 2년이 지난 지금 고성장, 경상수지흑자, 물가안정 등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가운데 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조정도 웬만큼 정리단계에 들어섰는가 하면, 재계 서열 3위의 대우그룹 해체, 경영책임의 한계나 기업부채비율 축소와 관련한 논란, 근 4년만의 주가 1,000p 돌파와 벤처창업 열풍 및 코스닥 열기, 한동안 과잉투자와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고전했던 반도체산업의 활황 등 경제 산업 각 부문에서 호재와 악재가 겹쳐진 한해였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나라 대표적 연구기관의 대표들은 99년 경제 톱뉴스로 [대우사태와 김우중 회장 퇴임]을 선정했다. 월간 [전경련]지가 삼성, 현대, KDI 등 14개 연구소(원) 대표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99년 10대 경제뉴스에서 응답자들은 단연 99년 우리 경제의 최대 화두를 [대우사태]로 꼽았다. 이밖에도 [코스닥 열기와 벤처창업 열풍]이 2위를 차지하였으며, [기업부채비율 200% 축소논란]이 3위를, [경영책임과 사재출연]이 4위를, [기업의 해외매각 붐]이 5위를 차지하였고, 6위는 [외환보유고 증가], 7위는 [반도체 특수], 8위는 [주가 1,000p 돌파], 9위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 10위는 [전자상거래 급증]이 선정됐다.
한편, 응답자의 78%가 우리 경제가 IMF체제를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99년 10대 경제뉴스와 별개로 마련한 설문항목 중 새 천년 우리 경제의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응답자들은 [고용불안과 노사갈등 심화]를, 역점을 두어야 할 경제정책과제로 [국제경쟁력 강화]를 각각 톱으로 꼽았다.
특히 고용불안과 노사갈등 심화를 내년도 우리 경제의 가장 우려스러운 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점은 IMF체제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하기에는 이른 현 시점에서 노조전임자 임금지급문제, 근로시간 단축문제 등의 갈등이 자칫하면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은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으로 판단된다.
◎ 1위 : 대우사태와 김우중 회장 퇴임
99년도 우리 경제의 최대 화두는 단연 대우사태였다. 어쩌면 해방 이후 한국 재계 55년사의 최대 사건일지도 모른다. 자산순위 2위, 매출액 4위의 거함이 침몰한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 12개 계열사에 대해 채무를 동결하고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이 와중에 대우 각 계열사 사장은 물러나고 결국 김우중 회장도 사퇴했다. 대우사태는 1만 개가 넘는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초래했으며 증시의 상승기조를 꺾기도 했다.
김우중 회장은 99년 11월 23일 임직원과 가족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구조조정의 긴 터널을 지나는 동안 빚어진 경영자원의 동원과 배분에 대한 주의소홀, 용인되지 않는 방식으로 접근하여 했던 위기관리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경영상의 판단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였다.
대우사태는 새 천년의 시작과 더불어 마무리 수준을 밟고 있다. 해외채권단의 동의나 대우자동차를 비롯한 각 계열사의 매각 및 정상화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이제 대우와 김우중 회장의 신화는 끝났다. 그러나 평생 공휴일도 없이 일해온 기업인 김우중 회장의 열정과 [세계경영]으로 상징되는 도전정신은 최고경영자를 꿈꾸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교훈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
◎ 2위: 코스닥 열기와 벤처창업 열풍
99년 한해 한국경제엔 벤처신화가 한 자리를 점령했다. 특히 코스닥 활황으로 더욱 관심을 끌었던 이 신화는 2000년에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90년대 후반 들어 우리의 산업구조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장치산업 중심에서 기술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자금의 대규모 투자 없이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 있
는 지식 및 정보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新성장산업인 디지털 관련산업은 정보통신, 인터넷, 전자상거래, 가전제품 등 한국의 핵심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그 성장성이 매우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은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향후 성장성이 뛰어난 벤처기업들이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거래규모로 보아도 코스닥시장에서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하고 있으며 벤처기업들의 시가총액도 18조 원을 넘은 상태이다.
향후 코스닥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인터넷 및 정보통신산업의 급성장으로 국내 기관투자가 및 외국인투자자의 관심이 확대돼 2000년에도 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3위: 기업부채비율 200% 축소 논란
재무구조가 취약한 많은 기업들이 IMF 이후 부실화돼 화의, 법정관리,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갚기 어려울 만큼의 과다한 부채는 한보, 기아, 대우의 예에서도 보았듯이 국가경제의 파국을 초래할 만큼 태풍의 눈으로 작용한 전례가 있다. 이런 바탕에서 정
부는 99년 말까지라는 시한을 정해 대기업의 부채비율을 200% 수준까지 내려 기업의 부채의존 다각화 메커니즘에 제동을 걸고자 했다.
각 그룹기업들은 채권단에 제출한 재무구조개선약정 등 구조조정계획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신규대출 중단 등 강력한 금융제재를 받게 된다. 새 천년을 맞으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부채비율 감축기준을 일률적 획일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경제의 효율을 저해하고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것인지, 부채비율 축소가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의 금융비용을 경감시켜 기업활력을 제고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4위: 경영책임과 사재출연
"법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지만 몇 조원의 부실을 가져왔다면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명백한 사유재산 침해다. 유한책임에 근거한 주식회사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것과 같다." 경영책임을 물어 사재출연을 강제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한 논란이 지속된 한해였다. 총수의 사재출연 문제는 대외신인도 추락, 기업주의 경영의욕 상실, 법적 분쟁발생 가능성, 채권단의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을 뿐더러, 나아가선 유한책임을 특징
으로 하는 주식회사제도 자체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경제논리로 해결해야 할 일을 정부가 개입해 정치논리로 해결하려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 5위: 기업 해외매각 붐
국부유출인가, 시장종속 가속인가, 해외매각을 통한 외자유치는 유일한 대안인가? 이름만 대면 국민 대부분이 알 만한 국내 대표기업들의 소유권과 경영권이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에게 많이 넘어갔다. 일부에선 외국인투자 유치를 두고 원금과 이자를 책임질 필요가 없고 기업의 투명성 제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 확보를 통한 일자리 창출, 대외신인도와 주가 상승 등 1석 5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역설하지만, 헐값매각과 이에 따른 국부유출 등의 반사손실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해외기업에 비해 국내기업이 역차별받고 있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국내기업들은 정부의 직간접적 규제 때문에 기업활동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종종 있은 데 반해 외국기업에 대한 제재는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계속 완화되면서 지원책 또한 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기업의 해외매각은 매각지상주의에서 벗어나 기업별 산업별 특성을 감안해 신중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6위: 외환보유고 증가
외환보유고가 99년 연말기준으로 74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외환보유고의 적정수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 39억 4,000만 달러(97년 12월 16일)에 비하면 2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며, 원화로도 80조 원(원·달러 환율=1,300원 기준)을 넘는 막대한 돈이 묶여 있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더 이상 외환보유고를 더 쌓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반면 97년 외환위기의 경험이나 최근 급격한 외화자금 유출입으로 볼 때 보유고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며 외환보유고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적정보유고와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정책을 적절히 사용하는 유연성이 필요할 때다.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들이 우리 나라에 훨씬 못미치는 외환보유고로도 대외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 7위: 제2의 반도체 특수
99년엔 컴퓨터시장에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공급량이 달려 반도체업체들이 호황을 누리는 사상최대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6년부터 반도체가격 폭락으로 하루아침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반도체산업이 다시 효자산업으로 떠오
르고 있은 셈이다. 반도체 호황은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가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은 데다 대만지진으로 인한 대만 반도체업체들의 피해로 우리 업체에 반사이익을 준 것도 한 요인이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은 설비투자를 늘리는 한편 차세대 제품을 조기양산하는 방법으로 시장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제2의 반도체 특수가 오고있는 것이다.
◎ 8위: 주가 1,000p 돌파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시대. 이제 주식시장은 前代未踏의 길을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다. 네 자리 지수시대를 맞아 수익률 100%가 넘는 간접투자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은행예금 금리가 10%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주식시장으로 시중자금
이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금번 1,000p시대는 상대적으로 정보와 분석력이 뛰어난 기관투자가들에 의해 장이 주도되면서 기관들이 기업의 실적을 철저히 분석 투자에 임함으로써 주가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시가총액, 거래량, 거래대금, 주식투자인구 등 지표상으로도 99년 1,000p 돌파시점은 89년과 94년의 1,000p 시점과 많은 차이를 보이면서 거의 모든 부문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아직 버블논란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너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있다는 지적이다. 재조정국면을 지나 버블을 어느 정도 가라앉히게 될 2000년의 주식시장을 기대해 본다.
◎ 9위: 원/달러 환율 하락
종합수지 흑자폭이 커 원화값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수출경쟁력을 좌우하는 원/달러 환율의 1,100원대 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000년도 상품수지에서 100억 달러 가량의 흑자가 예상되고, 자본수지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입으로 원화강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보이는 전문가는 없는 듯하다. 단지 하락폭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의 달러화대비 원화가치 상승(환율하락)이 중기적인 차원에서 볼 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원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 10위: 전자상거래 급증
인터넷으로 인한 거래방식의 변화는 기업의 전통적인 판매방식과 유통질서를 빠른 속도로 무너뜨리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기존의 상거래방식을 대체하면서 기업의 유통, 판매, 마케팅전략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은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구매자와 판매자 양측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새로운 유통질서의 형성이다. 99년 한해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한 전자상거래는 2000년에도 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유통사업과의 충돌 가능성,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인한 수익
성 악화, 과도한 초기 마케팅 비용 등 일반적인 우려사항을 어떻게 불식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지가 그 관건이다. <끝>
<문의> FKI미디어 김영희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