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세계 경제환경과 우리의 대응과제*

[보도자료] 2002-01-05 | 다자협력팀 박대식부장

불투명한 세계 경제환경과 우리의 대응과제

(문의)다자협력팀 박대식부장(3771-0355,dspark@fki.or.kr)

1. 2002년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이 2002년 미국 경기가 더 이상의 하락이 없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으나 회복시기와 그 폭에 대해서는 견해차이를 보이고 있다.

1) 미국 소비 수요에 대한 전망

미국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하기 위해선 과잉공급시설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과정이 전제되어야 하며 기업의 구조조정은 고용인력의 감축을 수반한다.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5.7%인 실업률이 2002년 2/4분기에는 6.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의 구조조정과 경쟁격화로 인한 마진율 하락으로 기업이윤이 감소하고 있어 미국 소비수요는 오히려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2) 선진국 경기 전반의 불확실성

경제권별로 EU의 경우 2002년 1월부터 시작되는 유러화 단일화가 순조롭게 정착되고 2002년 상반기 중 금리인하를 단행한다는 것을 전제할 경우 1%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도이치 뱅크의 보고서는 유로화 단일화가 오히려 단기적으로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EU경제가 연착륙하기 위해선 재정적자 규모를 GDP 3%로 억제하고 있는 규약을 한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의 경기전망에 대해선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거의 모든 예측기관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 엔화의 평가절하와 국제금융시장의 가변성 증대

지난 해 말부터 일본 정부가 구조조정을 위해 노골적인 엔화 절하 포지션을 취하고 있어 2002년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

일본은 엔화 절하를 통해 제조업의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고 수출증진을 통해 경기회복을 도모하며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선 엔화 절하를 통하여 일본 내에 위기상황(optimal crisis)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출이 일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에 불과하며 일본 기업의 해외생산도 2000년에는 15%로 증가하여 일본 엔화의 하락이 일본 기업에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도 제한적이다. 그리고 엔화 절하의 적정한 수준을 가늠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엔화 절하가 지나칠 경우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개도국은 물론 중국까지 경쟁적으로 절하에 나선다면 국제 금융시장 전반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2. 불투명한 2002년 세계 경제

여전히 불안정한 미국의 소비수요 - 2002년 1/4분기 감소우려

아시아 금융위기이후 세계 경제의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40%에 달할 정도로 심화되어가고 있으며 미국 경제 GDP의 2/3를 차지하는 것은 미국의 소비자다. 지난 해 말부터 부시 행정부에 추진되어 온 경기부양 조치는 회기내 처리가 어려워짐에 따라 공식 폐기되었다. 이와 함께 소비관련 지표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투자심리는 회복되지 않고 있어 지난 해 4/4분기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의 소비상승이 올해 1/4분기에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 주요 통화의 변동폭 확대 - 엔화, 130엔 대를 유지할 듯

일본 엔화는 이미 지난 해말 달러당 130엔 선이 무너졌으며 일본의 경기상황을 감안할 때 그 이상의 하락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의 환율 전문가들은 대체로 달러당 130엔 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선을 넘어 하락할 경우 중국, 한국 및 여타 아시아 개도국들이 경쟁적으로 평가절하를 시도할 것이며 이는 엔화 절하문제가 단순히 아시아 경제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위기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의 강세추세 지속여부와 무역적자

GDP의 4%대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를 감안할 때 미국이 현재의 달러 강세추세를 어느 정도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테러사태로 인해 2001년 10월 190억 달러로 감소했던 미국의 무역적자가 11월에는 다시 294억 달러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화는 12% 정도 고평가되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즉, 미국 경기의 호전에도 불구, EU가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으로 선회하지 않고 일본이 무리한 엔화 절하정책을 지속할 경우 미국의 무역적자 급증과 함께 달러 약세를 포함한 본격적인 대응책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3. 불투명한 세계 경제환경과 우리의 대응과제

대외무역의존도가 73%나 되는 우리 경제에게 세계 교역의 위축은 곧 우리 경제의 성장에 직결된다. 더구나 엔화의 추가절하는 일본과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 가전제품 등 주요 수출분야에서 우리 상품의 대외 경쟁력을 치명적으로 약화시킬 수 것이다.

내수중심의 보수적인 경영전략 필요 : 우리 기업들은 세계 경기의 회복이 조기에 가시화되지 않을 것을 대비하여 당분간 수출비중을 낮추고 내수 중심의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채용할 필요가 있다.

시나리오별 위기관리 대책이 마련되어야 : 환율 전문가들은 엔화가 달러당 130엔 대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변동폭이 통상적인 ± 5엔인가 혹은 ±20엔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예상 시나리오별 대책을 수립하여 급격한 환경변화에서 오는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하며 기업은 해외영업에서 오는 외환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수단과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비용구조의 합리화와 지속적인 구조조정 : 2000년 들어 국제경기의 동조화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세계 경제의 변동폭(volatility)이 커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의 선진화와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 대해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적응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한계기업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정책을 통해 자원이 효과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시장여건을 조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