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매각에 대해 국내매각·해외매각 의견 상충

[보도자료] 2000-03-10 | 산업조사팀 이철행

대우차 매각에 대해 국내매각·해외매각 의견 상충

전경련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3월 9일(목) 오전 국내 자동차 3개사의 1차협력업체 협의회 대표와 관련전문가를 초청하여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우자동차 매각 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오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국내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부품산업의 발전과 대외경쟁력 제고가 최우선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으나,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컨소시엄을 통한 매각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의견을 같이했으나, 경영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국적기업들이 컨소시엄 매각방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 아래의 내용은 발언자 순서대로 정리한 것임 ＃

현대협동회 이상일 회장은 "대우 협력업체들의 대우차 해외매각을 찬성한다는 의견은 무엇보다도 대우차가 국내에 매각될 경우, 해당 부품업체들의 기존 거래선이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타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히며 "과거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할 당시에도 이같은 우려가 있었으나, 현재의 상황은 현대와 기아가 프랫홈의 공용화 등을 실시함에 따라 오히려 영업환경이 더욱 개선되고 있으며 완성차업체의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대가 대우를 인수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함으로써 생산원가를 낮춰 국제경쟁력이 향상될 뿐아니라 소비자잉여도 증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장이 글로벌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년간 900만대를 생산하는 다국적기업이 1000만대이상의 규모로 시설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독과
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국내기업이 200만대수준에서 400만대 수준으로 커지는 것을 독과점이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대우협신회 조항균 회장은 "대우차 협력부품업체들이 최우선적으로 바라는 것은 대우차의 조속한 매각 결정이며, 매각이 지연될 경우 과거 기아자동차의 경우에서 보듯이 부품업체의 어려움이 급격히 증가된다"고 하였다. 한편 "국내기업이 뒤늦게 대우차 매각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은 채권단의 매각일정에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며, 이미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선진기업의 기술이전 등을 통해 오늘의 발전을 이룩해온 만큼 다시 한번 새로운 기술을 이전받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 도 있다"고 밝혔다.

기아협력회 홍성종 회장은 "대우차 매각이 지연될 경우 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이미 겪었던 바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속한 해결방안이 나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으나 "채권단이 대우차에 대한 채권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해외매각을 추진할 경우, 전후방효과가 큰 자동차산업 및 부품산업의 기반을 붕괴시킬 우려가 있으며, 다국적 기업은 속성상 경제성이 떨어질 경우 과감히 철수할 수 있어 국민경제에 커다란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전용욱 교수는 "전산업에 있어서 메가컴피티션이 진행됨에 따라 각 산업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자동차산업에서도 예외일 수가 없다"고 지적하고 "대우자동차를 국내기업에 단독 매각하는데는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대우차의 향후 발전 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오히려 빅6의 네트워크에 편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기업이 인수할 경우 "1)동일차종의 시설이 중복되는 현상이 발생하여 시너지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2)대우차가 중국시장 진출기지 또는 세계시장을 겨냥한 특정모델의 생산기지로 발전할 가능성을 사장시키는 것이며 3)국내적으로는 독과점문제를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자동차산업의 질적 수준제고를 위해서도 외국기업과의 경쟁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중기협 홍순영 상무는 "단일 기업으로의 국내매각과 해외매각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는 대·중소기업, 해외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대우차를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히면서 "국가기간산업인 자동차산업을 해외기업에 단독 매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고문수 상무는 " 자동차산업을 다국적기업에 매각한 바 있는 영국의 전철을 우리나라가 밟아서는 안될 것이며, 대우차가 해외에 매각될 경우, GM은 이미 모듈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어 국내부품업체가 끼어들 시장이 없어 부품산업이 침체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볼 때 다국적기업이 진출한 나라의 자동차산업이 잘 되고 있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하면서 "채권단이 부채회수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자동차산업의 기반을 해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현대협동회 李相一 회장[日進産業(株) 代表理事), 대우협신회 趙恒均 회장[大信機械工業(株) 대표이사), 기아협력회 洪聖鍾 회장[南陽工業(株) 代表理事), 全龍昱 중앙대학교 교수, 鄭信模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洪淳英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상무, 高汶壽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상무 등이 참석했다.

<문의> 산업조사팀 이철행 선임조사역 (3771-0327, hank@fk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