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판례연구회, 근로자의 노조자율권과 소비자 선택권 보장 주장

[보도자료] 2015-09-16 | 경제교육팀 이민구 연구원

경영판례연구회, 근로자의 노조자율권과 소비자 선택권 보장 주장

- 경영판례연구회 판례평석 세미나 -

- 산별노조에 들어가는 길은 있는 데 나올 수 있는 길이 없다

- 소비자 선택권 제한하는 대형마트 영업규제

경영판례연구회(회장 전삼현 숭실대 교수)가 16일(수)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15년도 제2차 판례평석 세미나를 개최하여 자유로운 선택권과 관련된 최근 법원 판결을 판례평석하였다. 경영판례연구회는 전삼현 회장을 중심으로 총 6명이 연구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법원 판례 중 기업경영과 관련된 잘못된 판결을 찾아, 명확하고 공정한 판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해오고 있다.

서구의 산별노조법리 국내 노사관계에 적용해서는 안 돼

< 사례 > * 서울고등법원 2012. 9. 21. 선고 2011나79540 판결

발레오전장사 노조는 총회 결의를 통해 K산별노조에 가입하였다. 그러나 K산별노조와의 갈등이 발생하였고, 발레오전장사 지회 규정에 따라 총회 의결을 거쳐 K산별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별 노조로 조직 형태를 변경하였다. K산별노조는 산별노조 산하 지회는 독자적인 단체교섭의 주체가 아니므로 노조 조직형태변경의 주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경우 발레오전장사 노조의 조직형태변경은 효력이 없는 것일까? 법원은 지회 규정에 따라 조직형태를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발레오전장사 노조를 독립된 노조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발레오전장사 노조 조직형태변경은 효력이 없다고 판결하였다.

‘노동조합 조직형태변경 주체’ 주제 발표를 맡은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최근 10여 년 전 기업별노동조합이 집단적 결의를 통해 산별노조에 자유로이 가입하였다가 10년이 지난 후 다시 기업별노조로 되돌리는 결의를 할 수 있는 노동조합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경주 발레오전장 사건 하급심 판례를 검토하였다.

이상희 교수는 법원의 판결을 “우리나라 노조 조직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우리나라와 독일의 산별노조 실태는 차이가 있는데도 동일한 산별노조 법리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같은 산별노조 소속이더라도 기업별 임금격차 등의 이유로 기업별조직의 영향력이 크다. 반면, 기업 외부에서 개별조합원들이 모인 독일의 산별노조체제에서는 기업별조직이 불필요하므로 우리나라와 같이 기업별조직의 독자적 실체성이 문제되지 않는다.

그는 이어 “법원이 우리나라 노조 체제의 현실과 실태에 대한 충분한 고려를 하지 못하고 산별노조 규약 중심의 형식적 판단을 한 것은 아쉽다”면서도 “대법원에서 전원합의체와 공개변론 과정을 가지면서 산별노조 산하조직인 기업지회의 조직형태변경 자격에 관한 검토 기회를 가진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별 지회의 조직형태변경 주체성을 정면으로 부정한 적이 없는 대법원의 판단 기조가 명확하게 정리되는 계기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소비자 선택권 제한하는 대형마트 영업규제

< 사례 > * 서울고등법원 2014. 12. 12. 선고 2013누29294 판결

대형마트에서는 동네 마트 그리고 재래시장 보다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24시간 영업을 해 맞벌이 부부 등 평일에 시장을 이용하기 힘든 사람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등 대형마트에 대한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임대매장 주인, 납품업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대형마트와 거래하며 생업을 꾸려나간다.
그런데 지자체는 지역경제의 균형 발전이나 중소상인의 보호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대형마트의 영업권을 제한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지역경제와 상인에게 진짜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최완진 한국외대 교수는 ‘대형마트 영업제한 위법성 여부’ 주제발표에서 법원이 사안의 편익과 비용을 고려해 판결을 내리는 ‘이익형량’을 한 점은 매우 타당하다고 평가하였다.

최완진 교수는 “대형마트 영업제한의 도입 취지는 전통시장 보호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자는 것인데 실제 그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형마트 영업제한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임대매장 운영자나 납품업자의 이익을 침해하고 유통산업에서 근로자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등 경제적인 비용이 막대하다”며 이러한 사안을 고려하면 “법원의 대형마트 영업제한 위법 판단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대형마트의 영업제한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는 범정부 차원의 명확한 유통통계 DB를 구축하고 체계적 활용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의 매출액을 정확히 비교 산정하고 이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소매업종 별 매입 유통구조에 대한 자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있지 않아 정확한 유통구조의 실태파악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최완진 교수는 “따라서 빅데이터와 같은 정확한 통계에 따른 대책 수립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전경련 이용무 상무는 “경제 재도약을 위해선 경제주체인 소비자, 기업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법원이 자유로운 경제활동의 풍토를 만드는데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상희 교수가 발표한 ‘발레오전장의 노동조합 조직형태 변경사례’는 현재 대법원전원합의체 결론을 기다리고 있으며, 최완진 교수가 발표한 ‘대형마트 영업제한 위법여부 사례’는 18일(금) 대법원 공개 변론을 가질 예정이다.

[첨부] 행사 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