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인식변화가 노동운동 합리화 출발점

[보도자료] 2010-11-17 | 노사정책팀 최수연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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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 인식변화가 노동운동 합리화 출발점
- 전경련,「노동운동 합리화 사례와 시사점」보고서 발간 -

#1   현대자동차 노조는 설립 이래 22년간 1994년만을 제외하고 정치현안 등으로 매년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단행한 대표적 강성이다. 그러나 중도 실리 노선의 노조위원장이 당선된 이후, 2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 성공했다. 회사가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던 파업손실을 줄일 수 있었고 노조원들이 1인당 평균 1,800만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리를 챙긴 것도 성과지만, 매년 파업으로 싸늘하던 여론이 확 달라져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2   경영악화에 따른 정당한 구조조정에 반대하면서 회장 자택 침입, 송전용 철탑 농성 등 불법 파업을 주도하던 코오롱 노조. 회사가 없어지면 일자리도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2006년 노사상생을 호소한 노조집행부가 선출됐다. 새 집행부는 임금동결선언과 원가절감을 주도하고 영업과 마케팅에 힘썼다. 이에 호응하여 사측이 공장 설비를 늘리고 구조조정 없는 사업 재편을 추진함으로써 노조원의 일자리를 지킬수 있었다.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코오롱은 세계적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달성했고 당기순이익 또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   1990년 100여명의 노조원이 13일간 골리앗 크레인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는 등 과격 노조로 유명했던 현대중공업 노조. 2005년 회사 내부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던 상급단체를 탈퇴했고, 노사간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 16년째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회사는 업계 최고수준의 복지와 고용안정으로 화답했고 이러한 노사간의 노력이 기업실적으로 이어져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1조원을 달성했다.

#4   LG전자 노조는 1989년 지게차 고속도로 점거, 경찰서 습격 등 극렬한 파업을 벌여 LG전자는 연간 매출액의 23%에 해당하는 대규모 손실을 낳았고 업계 1위의 자리를 경쟁업체에 내주었다. 이때의 경험을 계기로 노와 사가 노경협의회와 장기 경영계획 공유를 통해 노사간 신뢰를 키워왔고, 올해로 21년간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LG전자는 안정된 노사문화를 바탕으로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치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동시에 2002년 대비 6천여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고용있는 성장’을 일궈왔다.

   과거 과격·강성노조의 대명사였던 대기업 노조들이 노사간 동반성장과 현장 노조원 중심의 합리적 노조로 변화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노동운동 합리화 사례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주요 대기업 노조 사례를 중심으로 합리적인 노동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 노조, 노동운동 합리화 새 전기 마련
   7월 28일 현대자동차 노조가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민노총 전위부대로서 강성노조 운동의 선봉에서 정치투쟁을 일삼던 현대차 노조가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에 성공함으로써 노동운동 합리화의 새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 노조에 합리화의 새바람이 분 것은 2009년 현장조합원들의 근로조건 향상보다는 정치투쟁에 치중해 온 노조집행부에 염증을 느낀 조합원들이 실리 중도 노선의 현 집행부를 선출하면서부터다. 새 집행부는 작년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고, 조합원들은 임금, 근로조건 등에 있어 파업했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연례행사로 여겨지던 파업이 작년에 없어지면서 사측은 평균 4,500억원 규모의 파업 손실과 고객신뢰도 하락을 막을 수 있었고, 근로자들도 고용안정과 1인당 평균 1,600여만원에 해당하는 충분한 실리를 챙겼다.

   이는 조합원들에게 과격한 투쟁 없이도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노조원의 인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그 결과 금년 4월 민노총이 총파업을 추진할 때 현대자동차 조합원들은 파업참여를 거부했고, 7월에는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하여 조합원 1인당 평균 1,800여만원에 해당하는 실리와 고용안정을 챙겼다.

   보고서는 현대자동차의 무분규 타결은 타임오프라는 큰 갈등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아자동차가 타임오프를 준수하고 20년 만의 무분규 임단협을 타결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완성차업체 전체의 무분규 타결과 노동운동의 脫정치화, 합리화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 LG전자 등은 90년대부터 합리적 노동운동 추진
   노동운동 합리화의 출발은 현대자동차가 처음이 아니다. 현대중공업, LG전자, 코오롱, KT 등은 이미 지난 90년대부터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은 이후 합리적 노동운동을 길을 걸어왔다.

   1990년 골리앗 크레인 농성 등으로 노조 창립 이래 7년간 1조 4천여억원의 매출손실을 경험했던 현대중공업. 회사는 합리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복지 정책과 고용안정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고, 노조는 이에 부응해 1995년 첫 무분규 임단협 타결 이후 지난해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위기에 회사에 임금협상을 위임하는 결단을 내리는 등 16년째 무쟁의 타결에 성공했다.

   1989년 경찰서 습격 및 폭행 등 과격 투쟁으로 연간 매출액의 23%에 해당하는 매출손실을 입었던 LG전자는 경영진의 솔선수범과 노사간의 신뢰구축을 통해 21년간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는 등 안정된 노사문화를 구축해왔다.

   2004년에 구조조정 반대 파업을 두 달 넘게 벌려 1,500억 적자를 경험했던 코오롱 노조는 2006년 노사상생을 호소한 노조위원장을 선출하고 민주노총을 탈퇴한 후, 노조 주도로 145억원의 원가절감, 품질 보증 서한문을 보내는 등 마케팅에 힘써왔다.

   또한 민노총 창립 멤버이자 조합원 3만명의 거대사업장인 KT 노조도 조합원 권익과 동떨어진 상급단체 중심의 정치 투쟁에 대한 염증으로 2009년 민노총을 탈퇴한 후, 시장변화에 부합하는 선제적 명예퇴직 실시를 요구하고 신노사문화 공동선언을 채택하는 등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부의 엄정한 법집행, 타임오프제 도입으로 노동운동 합리화 가속 전망
   보고서는 90년대부터 시작된 일부 대기업 노조의 노동운동 합리화 움직임이 아직까지는 전반적인 산업현장으로 확산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과거 회사가 노조전임자의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조합원 권익향상보다는 정치투쟁을 일삼는 노동운동꾼들이 양산되었고 산업현장의 법치주의도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상급단체의 정치투쟁에 염증을 느끼는 현장조합원들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쌍용차 사태에서 보듯 정부가 원칙을 지키고 산업현장에 법치주의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이면서 노동운동 합리화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합리적 노동운동이 확산되어 우리경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어온 후진적 노사관계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일관되게 법과 원칙에 따른 노동행정을 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타임오프제도의 실시로 적대적 노사관계 형성의 주범이었던 노동운동꾼들의 설자리가 좁아져 노동운동 합리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전경련 관계자는 “노동계와 일부 정치권의 노동법 재개정 요구로 이제 막 정착단계에 접어든 타임오프제가 흔들리게 될 경우 노사관계 선진화는 요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첨 부] 주요 대기업 노조 노동운동 합리화 사례(요약)
          노사관계_합리화_사례와_시사점_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