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 특혜가 아니다.
-
[경제시론]2004-11-17 | 기업도시T/F팀 차장 한동률
정부 여당의 기업도시특별법 제정 움직임이 가시화 되면서 일부 시민단체들이 공청회, 토론회, 언론보도 등을 통하여 특별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조직적으로 특별법 제정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기업도시특별법이 ‘재벌특혜법’이라거나 ‘부동산 투기도시 특별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민단체의 주장은 상당부분 사실과 다르거나 특별법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며, 특별법의 본질을 왜곡할 소지가 있어 크게 우려된다.
시민단체의 주장을 세가지 측면에서 검토하고자 한다. 첫째, 시민단체는 민간기업에 토지수용권을 부여하는 것은 사적소유권을 침해하여 위헌소지가 있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상 수용권 남용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기존 법률에서도 사업목적이 공적인 경우, 일정한 요건 하에 기업에도 토지수용권을 부여하고 있는 바, 기업도시는 산업용지, 택지조성, 기반시설 설치 등 토지보상법에 열거된 공익사업을 거의 포괄하고 있어 공익사업의 범주에 해당하므로 문제가 없으며, 기업도시 건설 과정에서 정부나 공공기관의 도시개발 절차에 따라 건설이 진행되므로 공공성이 확보된다. 또 의원발의(안)에 따르면 50% 이상 협의매수 후 재결을 신청토록 하고 있어 수용권 남용가능성은 없고, 오히려 기업들의 참여를 억제하고 있다.
둘째, 일부 시민단체는 기업도시 개발은 엄청난 개발이익을 가져오고, 이를 기업이 모두 취득하게 되어 대기업에 의한 재벌공화국을 초래할 뿐더러 기업이 산업투자 대신 부동산 개발에만 치중하게 되어 부동산 투기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도시의 목적은 개발이익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산업시설용지 확보를 통해 차세대 성장산업의 생산기반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기업도시 건설은 엄청난 개발이익이 예상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손실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가 큰 사업이다. 또한 의원발의(안)도 개발이익의 대부분을 해당지역 기반시설에 재투자토록 하고 있으므로 개발이익을 기업이 모두 취득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특히 일부 시민단체는 시행자가 조성된 토지를 직접사용하는 비율은 7.2%에 불과하며, 나머지를 제한 없이 자율처분하여 막대한 사익을 창출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법(안)이 사업시행자의 직접사용 의무를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의 택지개발, 산업단지 개발사례를 보더라도 도로·공원 등 정부·지자체에 제공하는 무상공급용지만 전체의 35-45%에 달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개발이익 처리와 관련하여 전경련은 법률로 규정하기보다는 개발이익이 발생할 경우 기업과 지자체가 협의하여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셋째, 시민단체는 특별법이 39개의 법률, 81개의 인?허가를 의제처리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기업도시에 예외적용함으로써 특혜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의제처리’란 해당 인·허가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일괄적으로 인·허가를 처리하여 행정절차를 간소화(one-stop service) 하는 것에 불과하고, 수많은 기존 법률들도 의제처리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업도시특별법에만 국한시켜 논쟁하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다. 또한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적용제외는 현행 민자 SOC사업, 동종·밀집업종, 신산업에 대한 예외와 동일한 수준에 불과하므로 별도의 혜택이 아니며, 오히려 기업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경련의 입장은 기업도시 건설에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하므로 기업도시 기반시설에 대한 출자뿐만 아니라 기업도시 건설에 소요되는 전체금액에 대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적용제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침체된 기업들의 투자를 살리는 방법은 기업들에게 투자할 만한 매력 있는 투자상품을 만들어 주는 것인데, 기존제도를 가지고 기업들의 투자를 유인해 낼 수는 없으므로 획기적으로 투자를 유인할 상품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기업도시 건설은 이런 관점에서 제시된 안이며, 기업도시특별법은 이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이다. 따라서 기업도시 건설이 성공하려면 특별법에 이러한 취지가 반영되어야 하며, 노사, 교육 및 의료, 체육시설 관련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