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미국채권시장 진출전략 세미나 발표요지

[보도자료] 1999-11-10 | 국제경제팀 이옥주

한국기업의 미국채권시장 진출전략 세미나 발표요지

♤ Julian Schroeder ♤

오늘의 주제는 미국의 채권시장이 비단 한국의 공기업이나 가장 큰 대기업들에게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한국기업들에게도 자금조달창구로서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수주일 동안 우리는 미국내 채권 기관투자자들을 만나보았는데 이들은 건실한 한국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수요가 컸습니다.

외환위기 이전에 한국의 산업은행채권이 약 60bp(0.6%)의 스프레드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현재의 한국경제는 650억불에 달하는 외환보유고와 수출증대에 따른 외화유입 등으로 인해 외환위기 이전보다도 더 건실해진 상태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신용평가기관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즈음하여 한국물의 스프레드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현재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는 한국의 개혁에 관한 논쟁이 진행중입니다. 비관적인 시각에서는 한국이 개혁이 더디며 이에 따라 또다른 경제위기를 부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경제의 회복과 한국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는 경제의 근본적인 개혁을 반영하는 것으로 믿습니다.

예컨대, 금융부문에서는 직원수가 20%나 감소하고 700개 지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대우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들은 부채규모를 줄이고 있습니다. 4대 그룹은 1997년말부터 1999년 상반기에 이르는 1년반동안 부채비율을 469%에서 255%(자산 재평가를 포함할 경우 208%)로 낮추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동기간동안 자산매각은 31조원, 증자는 34조원에 달합니다. 또한, 지급보증 규모도 이 기간동안 35조원 규모에서 7.5조원 수준으로 축소되었습니다. 올해 10월까지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100억불에 달합니다.

이같은 변화의 핵심은 대다수 한국기업들이 부채비율 200%를 달성하려 하고 있고 이전처럼 시장점유율과 무한성장보다는 자산수익률, 현금흐름, 이자 및 감가상각 이전 이익(EBITDA) 등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기업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잉설비 문제를 야기시켰던 설비투자도 이제는 시설유지 수준으로 감소되었으며 재고와 외상매출도 줄어들어서 운전자금의 관리가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한편, 외환위기를 계기로 국제적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투자기회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교육수준이 높고 반도체, 액정화면, 통신 등의 기술이 정상급입니다. IMF가 권고한 개혁을 철저히 이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아시아 국가들을 같은 수준으로 보지 않고 국가별로 선별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①대우그룹에 대한 구제금융이 아닌 정리, ②투명성 증대(투자자들에 대한 정보를 높이기 위해 미국에 IR 사무소 개설을 권고), ③기업지배구조의 개선(기업의 의사결정에서 소수주주의 이해 존중), ④한국 국가신용등급의 상향조정 가능성 등이라고 하겠습니다.

앞으로 한국경제는 이전과 같은 고도성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내용은 이전과는 달리 보다 다양한 기업들과 벤쳐 자본, 벤쳐 기업들이 선도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이 Dow Jones 지수에서 셰브론(석유), 굳이어(타이어), 시어즈 리벡(유통), 유니언 카바이드(화학)를 제외하고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홈 디포, SBS통신 등을 포함시킨 것을 보면 한국에서의 변화 양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성장의 중심축이 바뀌게 되는 만큼 이를 조달할 자본의 중심도 이동해야 합니다. 이제는 한국도 자국은행에 의존한 자금조달의 한계를 벗어나야 합니다. 한국의 외환위기의 원인중 하나는 기업들이 세계경제 속에서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도 자금조달은 국내은행에 의존했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금조달원을 다각화해야 하는 현실에서 기업이 기본적으로 취해야 하는 전략은 서로 다른 자본시장의 차이점을 분석하여 자금의 만기구조를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일치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매출액의 표시통화와 부채의 통화를 맞추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전망해 보면 한국의 채권시장보다는 미국의 회사채 시장이 한국기업에게 유리한 점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대우사태로 인하여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의 회사채 시장이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1998∼1999년 기간처럼 한국의 금리가 미국금리보다 낮은 상황이 재연될 것으로 믿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한국경제학자들도 한국금리가 내년에는 10.5% 정도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내년에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이가 과거와 같이 한국이 상당수준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회사채 시장에서 한국의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에상되는 가운데 은행으로부터의 차입은 여전히 단기에 머물 것인데 설비투자는 내년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은행차입으로 설비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끝으로 우리는 현재의 무역수지와 엔화의 회복 등을 감안할때 원화가 상당히 저평가 되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미국의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금리나 환율 모두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미국의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과 Y2K 문제에 대한 오해로 인해 유동성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2000년 1월부터가 미국시장에서의 회사채발행의 적기라고 믿습니다. 또한,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있는 회사채를 원하므로 우리는 기업들로 하여금 3억불∼5억불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권고합니다. 비록, 최근의 이리디엄이나 기타 통신회사가 부도를 내는 바람에 일부 산업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실제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는 한국에 대한 비중이 저평가 되어 있는 상황이므로 한국기업에 대한 기회는 많이 열려 있습니다.

<문의> 국제경제팀 이옥주 (3771-0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