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발전방안의 주요 쟁점과 보완과제

[경제시론] 2010-02-11 | 전경련 산업본부 규제개혁팀 팀장 양금승

  정부는 금년 1월 11일,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에서 2개월여 동안 수차례 논의를 거쳐 세종시의 도시 성격을 기존 행정중심 복합도시에서 인구 50만 명의 자족기능을 갖춘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변경·발전시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세종시 발전방안’을 발표하였다.

  확정된 세종시 발전방안은 정부 원안대로 추진할 경우 국정의 비효율과 자족기능의 부족한 점을 대폭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자족기능 용지비율을 당초 6.7%(486만㎡)에서 20.7%(1,508만㎡)로 확대하였으며, 과학벨트, 기업, 대학 등 자족시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첨단·녹색산업단지(347만㎡)에는 삼성·한화·웅진·롯데 등 고용 및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4~5개 선도기업이 신재생·LED·탄소저감 분야 등에 투자유치가 확정되었다.

  세종시 투자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로 투자기업에 맞춤형 부지 공급, 기업도시 수준의 세제지원, 경제자유규역 수준의 규제완화 등이 세종시 발전방안에 포함되어 있다.

  첫째, 부지 50만㎡ 이상 수요자에게는 맞춤형 토지를 미개발의 원형지 형태로 공급하고 50만㎡ 미만의 부지는 성·절토 및 지반안정화 공사, 도로·상하수도 등 인프라가 완비된 조성토지로 공급하게 된다. 공급가격은 원형지의 경우 인근 산업단지 공급가격(78만 원/평)에서 개발비용(38만 원/평)을 뺀 가격(36~40만 원/평)으로 하고, 조성토지는 인근 오송·오창·대덕 등의 산단 공급가격을 감안하여 50~100만 원/평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연구소는 혁신도시 등을 감안하여 100~230만 원/평으로 공급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둘째, 세종시의 신규 투자에는 기업도시 수준의 세제지원(외투기업·국내기업 신설시 소득·법인세 3년간 100%, 추가 2년간 50% 감면)을 할 계획이며, 이는 혁신도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셋째, 세종시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 지정될 경우, 외국인 전용 학교·병원 설립 등 살기 좋은 정주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러한 대규모 신설 투자와 대학 유치 등을 포함한 세종시 발전방안은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포지티브섬’ 안으로서 향후 세종시의 자족기능이 확충되어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전반적인 국가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지역투자의 블랙홀, 헐값의 토지 분양은 사실과 크게 달라

  다만, 일부에서는 세종시 발전방안에 의한 투자 인센티브가 다른 지역의 기업투자까지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며, 대규모 투자자에게 원형지로 공급되는 36~40만 원/평의 땅값에 대해 특혜소지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크게 다르며, 오히려 세종시 발전방안은 원안 추진에 따른 행정의 비효율성과 자족기능 미흡 등의 문제점을 방지하고, 지역경제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 설정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세종시 투자자에 과다한 인센티브 제공으로 인해 다른 지역의 투자까지 세종시로 유입되지 않기 위해 세종시 입주기업, 대학 등에 부여될 세제지원은 혁신도시·기업도시와 동일한 수준을 적용하였으며, 입주업종의 경우도 신재생·LED 등 첨단·녹색 관련업종에 한정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 지정하여 인근 대덕·오송·오창 등 세종시 주변지역과 상호 보완적인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특히, 세종시에 기업투자가 가능한 첨단·녹색산업용지(347만㎡) 중 잔여부지는 49.4만㎡(15만 평)에 불과하여 더 이상의 기업투자 유치도 어렵게 되어 있다.

  또한, 50만㎡ 이상의 대규모 투자자에게 공급되는 원형지(原型地) 공급가격(36~40만 원/평)이 세종시 조성원가(227만 원/평)보다 크게 낮아 특혜라는 주장도 사실을 잘못 파악한 것이다. 원형지는 주간선도로, 상·하수도 등 기초 인프라 외에 부지조성공사는 하지 않고 미개발지 상태로 공급하는 토지로 부지조성공사비를 포함한 실제 공급가격은 인근 산업단지와 비슷하다. 즉, 원형지 공급가격(36~40만 원/평)에 조성비(38만 원/평)를 감안할 경우 최소한 평당 74~78만 원 수준에 이른다.

  당초 조성원가(227만 원/평)는 세종시 전체 사업비를 유상으로 공급되는 토지면적(총 면적의 26.6%)으로 계산하여 나온 결과이며, 세종시 발전방안과 같이 공원·녹지비율의 축소(52.9% → 50.4%) 등으로 유상공급비율(총 면적 34.5%)을 늘리고, 통상 산업용지 공급가격이 조성원가의 50~70%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형지로 공급되는 산업용지가격은 정부가 제시한 수준과 비슷하게 된다. 오히려, 세종시에 첨단·녹색산업단지가 들어설 지역은 암반층으로 구성된 산지가 대부분으로 예상보다 토목공사비가 더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세종시 발전방안에는 기업유치를 위한 여러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자족도시로서 세종시의 기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사항이 추가적으로 적극 고려되어야 한다.

자족기능 확충 위해 공원·녹지비율 축소, 산업용지 공급면적 확대해야

  우선, 세종시 자족기능 확보를 위한 첨단·녹색산업단지는 세종시 전체 면적(2,205만 평)의 4.8%(105만 평)에 불과하여 세종시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의 입지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매우 적은 규모이다. 또한 이미 국내기업에 공급된 면적을 제외한 산업용지는 15만 평밖에 남지 않았다. 따라서 세종시의 자족기능을 확충하기 위해 세종시 공원·녹지비율은 서울시(40.2%)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어 국내기업이 들어설 산업용지를 500만㎡까지 확대해야 하며, 산업용지에는 제조업 이외에 연구소 및 종합물류기업들의 입주도 허용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원형지로 공급되는 대규모 투자기준을 현행 50만㎡에서 30만㎡로 하향 조정하는 것도 검토돼야 한다. 실제로 30만㎡(10만 평)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속하며, 이러한 규모로 개발하는 기업들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종시가 중부권의 교통·물류 거점도시로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세종시와 수도권 간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노선 및 전용도로 확충과 세종시와 서해항 간 연결도로 확보, 청주공항 활성화 방안을 조기에 마련하는 등 교통·물류 인프라 건설에 중점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투자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세종시 관련법 신속히 처리해야

한편, 세종시 발전방안의 제도화가 지연될 경우 세종시에 투자 계획 중인 기업들로서는 사업 추진의 표류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따라서 세종시에 기업투자가 원활하게 추진되어 지역 및 국가경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실을 가져올 수 있도록 세종시 관련법(행정도시특별법, 조세특례제한법, 과학벨트특별법)의 제·개정에 대한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가 뒤따라야 한다.

(yks@fki.or.kr)

- 이상은 월간 전경련 2010년 2월호 [초점] 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