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개혁 방향에 대한 전경련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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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2001-03-26 | 고용복지팀 최성수 차장
건강보험 개혁 방향에 대한 전경련 의견
(문의) 고용복지팀 최성수 차장(3771-0233)
결국 재정파탄의 위기에 봉착하고 만 건강보험제도의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일찌기 이렇다 할 사회복지제도가 없었던 시절인 1977년도에 이미 근로자의 건강복지 증진을 위해 전국의료보험협의회를 설립하여, 민간경제계 차원에서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의 도입 발전을 주도했던 본회로서는 실로 착잡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무릇 개혁이란 잘못된 것을 고치기 위해 새로운 원칙을 세워 제도를 바로잡고 이를 흔들림없이 지켜 나가는 과정이다. 때문에 성공적인 제도개혁을 위해서는 광범위한 의견수렴과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보통합과 의약분업 등의 국가적 대사는 개혁이라는 명분아래 이해관계 집단과 일부 무책임한 시민단체의 압력에 밀려 원칙을 잃은 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졸속 시행됨으로써, 수많은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정책의 운용에 심각한 부정적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국적인 결과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는 여전히 솔직하고 근본적인 접근보다는 책임전가식의 대증적 처방에 치우치고 있어, 마치 의보통합과 의약분업을 강행하던 시기의 미성숙한 모습을 반복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부분의 대책이 보험재정 적자의 해소를 위한 임시방편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건강보험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다시 간과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실로 걱정스럽다.
사실 사회보험의 재정위기와 형평성문제는 사회보장의 역사가 우리보다 훨씬 깊은 대다수의 복지선진국들도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이제 우리도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모든 것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가의 책임은 도움이 꼭 필요한 최소한의 국민에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본적 생활권을 보장해 주는 데 그쳐야 한다. 특히 소득파악률이 20%대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경시하고 섣불리 정책을 추진한 경우, 소득재분배와 사회적 형평성이라는 사회보험의 기본원리를 거꾸로 파괴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 해이의 제도화라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우리는 산적한 개혁과제의 해결과정에서 보험가입자와 기업의 보험료 부담과 국가의 재정부담이 현실가능한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불가피한 한계를 안고 있다. 따라서 시행착오와 학습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난국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결코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고 솔직한 자세로 집단적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국민적 지혜를 결집함으로써, 다시는 흔들림 없는 건강복지의 기반을 이땅에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의견
1. 우리는 선진국가가 취했던 개혁조치의 핵심이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보험가입자(국민) 스스로의 자기관리 기능을 제고시켜 정부의 사회보험 재정부담과 관련주체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사회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과 취약계층 복지서비스의 실효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데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향후 건강보험제도의 개혁은 의료저축제도와 민영의료보험 등 가능한 모든 대안을 통해 보험가입자의 자기관리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보통질환에 대한 재정부담 압력을 완화하는 한편, 이로써 확보된 재원을 활용하여 취약계층 의료보호제도의 내실화, 중증질환 보험기능의 제고, 인구고령화에 대비한 노인의료 대책 등의 핵심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2001. 3. 26
전국경제인연합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