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상수지적자 확대와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

[보도자료] 2002-04-06 | 미주협력팀 박대식 팀장

미국의 경상수지적자 확대와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

(문의)미주협력팀 박대식 팀장(3771-0355,dspark@fki.or.kr)

지난 3월 7일 Greenspan 미국 연준 의장이 "미국의 경기침체가 끝나고 회복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경기의 조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경기회복으로 이미 GDP의 4%를 넘어서고 있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올해 안에 5%를 돌파하고 2003년에는 GDP의 6%를 넘어설 것이며 경상수지 조정을 위한 달러화 급락이 불가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확대 : 생산성 증가와 개인 및 투자수요 급증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93년 GDP의 1.3%에 불과하던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한 1997년을 전후하여 크게 증가하여 2000년에는 4,447억 달러로 GDP의 4.5%를 기록하였다

표 1: 美國의 經常收支推移

단위: 억달러, %

1993

경상수지

(對GDP비율)

-853

(-1.3)

-1,217

(-1.8)

-1,136

(-1.6)

-1,293

(-1.7)

-1,435

(-1.8)

-2,206

(-2.5)

-3,389

(-3.7)

-4,447

(-4.5)

-4,174

(-4.1)

자료: 미국 상무부(BEA), U.S. International Transactions, 2000. 3. 15 IMF, International Financial Statistics, 2000. 3.

미국 경제가 10년 이상 경상수지 적자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동 기간동안 미국 경제가 고율의 성장을 구가하였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성장률은 1991년 이후 10년간 연평균 3.7%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1995-2000년까지 6년간은 무려 4.3%의 평균 성장률을 시현하였다

표 2 선진 7개국 제조업 생산성 증가율 추이

	1980 -　94년	1995 -　99년	1999년
미국	*2.7*	*4.8*	*6.4*
일본	2.1	2.4	3.1
영국	3.6	0.7	3.6
독일	3.3	4.8	2.5
프랑스	4.2	4.1	3.3
이태리	3.5	1.6	2.1
캐나다	2.6	1.2	3.8

주 : 연평균 성장률 (%) 출처 : IMF

미국 제조업의 높은 생산성과 이에 바탕을 둔 경제성장으로 1995년 이후 국내 총 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상회하였으며 2000년 상반기에는 전후 최고 수준인 18.3%를 기록하였다. 경제 고성장에 따른 투자수요의 증가와 주식시장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개인의 소득이 급증하여 소비재와 자본재에 대한 수입수요를 촉발시킨 것이 미국 경상수지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2. 미국 경상수지 적자의 지속 가능성　

경상수지 적자를 문제 삼는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경상수지가 지나치게 오랜 기간동안 지속되는 것은 물론 그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미국의 경우 외국 자금의 유입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보전하고는 있으나 이러한 적자가 지속될 경우 개인이나 기업의 신용도 저하와 나아가 미국 경제에 대한 신인도가 하락하여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감소하게 되고 결국 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어 달러가 급락할 것이라는 것이 이들 비관론자들의 우려다. 그래서 이들은 지금부터라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금리 (인상)나 재정 (긴축)정책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상수지 적자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Cato 연구소의 Daniel Griswold 연구원은 미국의 무역적자는 미국 경제의 경쟁력이 약화되어서 라기 보다는 미국이 자본수지에서 흑자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즉 미국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기 때문에 수익률을 쫓아 외국 자본이 유입되고 달러자산에 대한 수요로 인해 달러가치가 높아진다. 그리고 달러강세로 인해 수입품의 가격이 낮아지고 외국 자본의 유입으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으로 소비나 투자수요가 증가하여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미국 경제의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미국 경제의 경쟁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한다.　

3.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우선 우리 교역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 100억 달러의 대미 흑자를 시현하고 있는 우리로서 미국의 통상정책의 변화는 우리의 대미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계 경제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 펀더멘탈의 변화, 즉 달러화나 미국 금리의 변화는 우리 기업 경영은 물론 경제의 향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출확대를 통한 V자형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 경기의 회복과 함께 우리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수출이 회복되지 않고는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지적이다.

올 하반기이후 미국의 경기회복전망과 함께 우리의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는 있으나 예상대로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¹⁾ 반대로 미국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우리 수출의 회복 역시 기대할 수 없다.

경기과열을 우려한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소비수요가 위축될 것이 우려된다. 아울러 이미 25달러를 넘기 시작한 유가상승도 미국의 물가를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의 소비를 위축시킬 요인이 된다. 따라서 올 하반기 미국 경기회복을 전제로 한 우리 수출의 본격적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같은 이유로 V자형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에 대한 무역비중을 줄이고 EU 등 여타지역에 대한 수출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대미교역에 있어 이미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 24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이후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1년에는 88억 달러를 기록하였으며 미국에 대한 수출이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8%에 달하고 있다. 또한 경기회복으로 인한 경상수지적자의 확대로 오히려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될 것이며 무역흑자의 시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 대해선 항공기 구매, 자동차 시장개방, 국내 스크린 쿼터 확대 등 개방 압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사전적으로 예방하고 미국 경기의 反轉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선 교역에 있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미 달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EURO 통화 지역이나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는 동남아 지역에 대한 마케팅 노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하락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시급한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미 달러화의 완만한 하락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환율전문가들은 미국 달러화가 10-20% 정도 고평가되어 있으며 달러화가 하락하는 것은 다만 시간의 문제라고 여기고 있다.　

달러화의 가치하락은 통상문제보다 우리 기업의 경영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기본적으로 기업의 대외사업에 있어 미국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나 사업구조의 변화는 단기간에 실행할 수 없는 만큼 달러 자산의 가치하락에 대한 헤지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1) 반대로 미국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우리 수출의 회복 역시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