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규제유예조치의 의미와 향후 보완과제

[경제시론] 2009-07-07 | 전경련 산업본부 규제개혁팀장 양금승

정부는 지난 5월 27일 규제개혁위원회와 관계장관합동회의를 열어 경제위기의 조기 극복을 위해 기업규제 중 145건은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135건의 규제는 폐지 또는 개선키로 발표하였다. 규제개혁효과가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사항 221건은 6월중 일괄개정절차를 거쳐 금년 7월 1일부터 시행되 며, 법률 개정사항 59건은 특별법을 제정하여 정기국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우리 경제의 조속한 회복에 기여할 것

지난번 한시적 규제완화조치의 주요 내용으로는 보전지역 내 건폐율은 앞으로 2년 간 종전의 20%에서 계획관리지역 수준인 40%로 상향조정되며, 2003년 연접규제 도입 이전의 공장은 기존 공장면적을 연접면적합산에서 2년간 제외된다는 것이 있었다. 또 한 경제자유구역과 기업도시 개발구역 내 설치시설 그리고 수도권 산업단지에 대한 농지보전부담금은 각각 2년간 한시적으로 50% 감면 또는 면제되는 등 단기간 내에 투 자 가능한 기존 공장 증설, 산업단지 활성화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영 업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영업범위와 요건을 현실화하는 등 영업활동 과정상 부담 을 줄여주거나, 중소기업과 서민의 부담을 해소하는 내용이 조치의 주된 대상이다. 한시적 규제유예제도는 정책적인 필요성 때문에 당장 폐지되거나, 완화하기는 어려우나 경제가 어려운 동안만이라도 일반국민과 기업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어줘서 투자와 소비의 숨통을 열어주자는 데 그 취지를 두고 있다. 동 제도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정부의 경기부양정책과 더불어 우리 경제를 살려내기 위해 국내외적으 로 유례가 없는 특단의 대책으로, 이로 인해 시중의 부동자금이 민간분야의 자발적인 투자와 창업 등으로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의 조속한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한시적 규제유예조치가 실물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져 우리의 경제위기 조 기 극복 대안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사항이 보완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한시적 규제유예조치를 한 번의 조치로 국한해서는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 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조치의 과제 선정 시 전경련을 비롯한 민간경 제단체와 지자체 등으로부터 1,000여 건의 건의과제를 접수하여 280건의 과제를 선정했다고 하나, 의견수렴기간이 짧았고 투자 와 고용창출, 기업경영의 주된 애로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규제 등 토지이용규제와 비 정규직문제 등 노동시장규제 등의 과제 반 영이 미흡하거나, 개선과제로 채택되지 않 았기 때문이다.
금년도 1/4분기 성장률이 0.1%로 나타나 는 등 일부 경제지표가 청신호를 보여 우리 경제의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는 환율효과, 유가영향, 재정지출 규모 확대 등 에 따른 단기적인 현상으로 설비투자 등 내 수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우리 경제는 위기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2단계의 한시적 규제유예조치가 뒤따라야

따라서 기업투자를 비롯한 민간부문의 활 력 회복을 위해서는 제2단계의 한시적 규제 유예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번 조치에서 포함되지 않았거나, 제도 개선 이 미흡한 수도권규제 등 토지이용규제와 노동시장규제, 물류규제 등 불합리한 규제 는 폐지하거나 한시적으로 규제집행을 추가 로 유예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자연보전권역 내 오염총량관리제도 의 시행지역과 상수원수질보전대책지역Ⅰ 권역 밖의 지역에서 환경부령이 정하는 바 에 의하여 목표수질이 달성되는 기존 공장 의 50% 증설을 허용해야 한다. 자연보전권 역에 대한 규제완화 연기로 미집행된 12개 공장의 증설투자금액이 하이닉스를 제외하 더라도 7,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작년도 8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수도권 자 연보전권역의 입지규제는 총량제·배출규제 중심으로 전환하되, 공업용지조성사업(6만 ㎡ 이내), 첨단공장 신·증설(1,000㎡ 이내)은 2010년까지 국내외 전문가의 연구검토를 거쳐 확대키로 하였으며, 지난번 한시적 규제유예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둘째, 획일적이고 법령 간 규제적용기준이 상이한 용도지역제도는 투자가 활성화되는 방향으로 정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동일한 사업부지 에 둘 이상의 용도구역 등이 걸치는 경우 건축법과 국토계획법상 적용기준 이 서로 달라 D사는 30년 이상 된 사옥의 3,000억 규모의 재건축 투자에 애 로를 겪고 있다. 현행 건축법령에서는 대지면적과 상관없이 1필지의 토지 중 가장 넓은 면적이 속하는 지역, 지구 또는 구역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나, 국토계획법령에서는 일정한 대지면적(330㎡ 또는 660㎡) 이하인 경우에 대 해서만 건축법령과 같은 규제를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아울러 공장 신·증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기업에는 수질 및 대기 등 환 경기준 등에 부합한다면 지난번 조치에 포함된 연접규제, 건폐율 이외에도 입지관련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해 줘야 한다.
셋째, 자연녹지지역 내 대규모 유통시설의 입지를 위해 건폐율, 용적률, 토 지형질변경 등의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도심지에 서는 재래영세상인들의 반대와 높은 땅값으로 할인점, 복합쇼핑몰 등 대규 모 유통시설의 부지 확보가 어렵다. 최근 건설중인 19개 대규모 유통시설의 경우, 투자금액이 15조 3,242억 원에 이르고, 10만 5,950명의 고용창출이 예 상되는 등 대규모 유통시설 건설이 촉진될 경우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노동시장규제 중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규제는 그 집행을 일정기 간 유예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경영상황이 어려운 기업이 인력조정을 통해 경영위기에서 신속히 벗어나 정상화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상‘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에 의한 해고를‘경영상 필요성’으로 해고요건을 완화해야 한다. 엄격한 해고요건으로 기업들은 신규인력 채용을 꺼려 고용사정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또한 금년 7월로 예정된 100인 미만 사업장의 비정규직 사용기한을 폐지 하거나 당사자 합의 시 사용기간을 연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용기간 2 년이 도래된 비정규직의 대량해고사태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실물경제의 활성화 및 개발사업의 권장을 통하여 공장, 물류센터 등 투기목적이 없는 기업의 건설투자에 대해서는 개발부담금을 면제하거나, 개발부담금 대신 향후 매각할 경우 법인세나 양도세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1998년도에 한시적으로 개발부담금 부과제도를 유예해 준 경험이 있으며, 이로 인해 위축되어 있는 국내 건설경 기와 기업투자가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속한 후속작업 및 관련 법률의 개정 필요

한편, 이러한 정부의 한시적 규제완화조치가 경제회복을 연결되기 위해서 서는 정부의 신속한 후속작업도 중요하지만, 국회도 관련 법률의 개정에 적 극 협조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의 발표내용대로 규제의 유예기간 종료 후에 부작용이 없을 경우 항구적으로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해주는 조치이행도 중요하다

(yks@fki.or.kr)

- 이상은 월간 전경련 2009년 7월호 [초점] 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