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간 경영성과 격차의 실상과 개선과제

[경제시론] 2012-08-10 | 전경련 산업본부 산업정책팀장 한선옥

최근 대·중소기업 간 경영성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 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시장개방이 가속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은 더욱 성장한 반면,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추세는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욱 심화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객관적인 통계수치를 통해 대·중소기업 간 경영성과 격차의 실상을 알아보고, 향후 개선방향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최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 대기업 앞질러

사회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우리 중소기업들은 부단한 노력을 통해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영업활동에서의 수익성을 꾸준히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본회가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지표를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지난 4년 간(2008~2011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으며, 지난해에는 5.44%를 기록해 대기업(5.38%)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은 2008년 이후 전산업 기준인데, 이는 제조업의 전산업 내 비중이 50% 수준에 불과하고 대·중소기업을 구분하여 전산업 지표가 발표된 것이 2008년 이후이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보더라도 중소기업의 성장세 견조

중장기적으로도 중소기업의 성장세는 견조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지난해 말 경제개혁연구소는 2000~2010년 중 중소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13.61%로 대기업(9.81%)보다 높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평균적 자산규모 격차가 2000년 25배에서 2010년에는 17배로 감소했다는 보고서1)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결과2)에서도 1990~2009년까지 20년 간 중소기업의 연평균 출하액 증가율은 10.8%로 대기업(10.0%)을 넘어서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와 같은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은 여전히 과제

이처럼 중소기업들의 영업이익률 및 성장세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소기업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률은 2.7%를 기록해 대기업(5.0%)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추세를 볼 때, 중소기업 순이익률은 2008년에 대기업 순이익률 대비 70.7%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4.2%로 낮아지고 있는 모습이다.3)
이와 같이 영업이익률 상승에도 순이익률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이자비용 등 영업외비용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영업활동은 잘 하고 있으나 외부차입금 과다 등 취약한 재무구조 때문에 영업외비용이 늘면서 순이익률 상승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차입금 비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4)
중소기업의 영업외비용, 영업외수익 등 영업외손익5)을 구체적으로 보면, 2008~2010년까지6) 3년 간 중소기업의 영업외손익액은 매출액의 약 1.2% 수준인 4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세부 계정별로 보면 이자손익이 전체 영업외손익의 87.3%에 이르렀으며, 파생상품 관련 손익, 외환 관련 손익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재무구조가 개선되어 이자비용만 줄일 수 있어도 영업외손익 개선을 통해 순이익률이 크게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편, 우리 중소기업들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 등에 있어 중소기업 간 격차가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0% 이하인 중소기업의 비율은 2002년 15.0%에서 2011년 24.5%로 증가했는데 이와 동시에 영업이익률 10%를 초과하는 우량기업의 비율 또한 2002년 22.1%에서 2011년 25.9%로 늘어났다. 부채비율도 100% 이하인 중소기업과 400%를 초과하는 중소기업의 비율이 모두 늘어나는 등 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 살펴보았듯이 기존 사회적 인식과 달리 최근 중소기업의 수익성은 대기업을 앞지른 상황이며, 중장기적인 성장세도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우리 중소기업들의 재무구조만 개선된다면, 영업외비용을 경감할 수 있어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더욱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우리 기업생태계의 고른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에도 보다 많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겠다.

1)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영격차 분석과 시사점(경제개혁연구소, 2011.12)
2)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에 관한 해석(한국개발연구원, 2012.4)
3)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률(대기업 : 중소기업) : 3.3%:2.4%(2008) → 5.3%:3.4%(2009) → 6.9%:4.0%(2010) → 5.0%:2.7%(2011)
4)　중기 차입금/매출액 비중 : 25.6%(2008) → 26.8%(2009) → 26.2%(2010) → 28.1%(2011)
5)　영업외손익 = 영업외수익 - 영업외비용
6)　기업경영분석 속보치에는 세부계정이 발표되지 않아, 2008∼2010년을 분석함

(hso@fki.or.kr)

- 이상은 월간 전경련 2012년 8월호 [초점] 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