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정서 체결에 따른 영향과 대책

[경제시론] 2004-12-20 | 산업조사실 연구원 이주현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감축하여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고자 하는 기후변화협약의 실천지침인 교토의정서가 내년 2월 16일 발효됨에 따라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산업계의 부담이 크게 증가될 것으로 우려된다.
교토의정서는 기후변화협약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선진국들로 하여금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 과불화탄소(PFC), 육불화황(SF6) 등 6종류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90년 배출량 대비 평균 5.2% 이상을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교토의정서상 감축대상 온실가스 개요>

가스명	배출원	지구온난화지수¹⁾
CO2(이산화탄소)	화석연료 연소, 산림의 훼손	1
CH4(메탄)	쓰레기매립, 탄광, 가축, 퇴비, 천연가스생산	21
N2O(아산화질소)	자연발생, 질소비료, 유동층 연소장치	310
HFCs(수소불화탄소)	냉매	1,300
PFCs(과불화탄소)	전자제품 세척제	7,000
SF6(육불화황)	전기절연재	23,900

주: 1)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 : GWP) : 이산화탄소(CO2)를 1로 기준할 때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를 나타낸 지수

이에 따라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인 우리나라도 에너지수급 문제 및 에너지소비와 관련한 환경문제, 특히 화석에너지의 연소로부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하고 있는 여섯 가지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 문제가 미래 국가발전의 최대 걸림돌 작용 소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공정개선, 화석연료의 청정연료로의 전환, 온실가스 배출 사후처리 방법 개선, 에너지 소비 절감, 폐기물 발생량 억제 및 재활용 확대 등의 수단에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산업 및 경제가 에너지다소비 구조인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기후변화협약 및 교토의정서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 의무 감축률, 교토메카니즘(교토의정서에는 온실가스를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줄이기 위하여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도(Emission Trading), 청정개발체제(Clean Development Mechanism), 공동이행제도(Joint Implementation)와 같은 체제를 도입했는데, 이를 교토메카니즘이라고 함)의 활용범위, 시장구조의 탄력성, 개도국 의무부담 참여 범위, 미국의 참여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부분의 온실가스가 석유, 석탄 등 화석에너지 소비에서 발생하므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하지만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의 증가가 불가피하므로 온실가스 저감은 경제활동 위축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특히 2002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90년 대비 80% 이상 증가하여 세계 최고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매년 4～5%의 경제성장을 하고 있으므로 아직 의무감축기간이 아니더라도 ’90년 수준의 배출량이 목표량이 될 경우 국내 경제는 마비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 감축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장기간에 걸친 대응책 마련이 요청된다.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시급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기 위하여 정부는 ‘99년부터 3년 단위로 정부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해 오고 있다. 수요, 공급, 건물 및 수송연료의 세 부문으로 나누어 각종 조치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온적인 대응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후변화협약은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국가 차원의 현안이다. 따라서 홍보, 교육 사업은 물론 재정 및 기술개발 지원, 경제적 인센티브 강화 등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고효율 및 에너지 저소비형 기기의 개발과 보급,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원자력에너지 사용 확대, 국제배출권거래시장 참여 대비, CO2 분리 상용화 및 저감 처리기술 개발 지원이 필요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여 실질적인 대책이 지속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필연적으로 요구되고 있으므로 기업은 이러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여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 의무 부담국은 자국 배출량을 2012년까지 현 배출량에서 20～30% 감축해야 한다. 자국내 배출량 감소를 위해 에너지 소비제품의 효율을 제고할 것이므로 기업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효율제품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해외 조림사업을 확대하여 배출권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한솔홈데코(주) 및 이건산업 등 제지 및 목재 관련업계는 해외 조림으로 안정적인 원료 공급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배출권 확보로 인한 이익도 예상된다.

환경보호를 위한 산업계 자율행동계획 실천노력 적극 지지되어야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기준년도와 감축량이 설정되어 있지 않아 기업에서 감축 가능한 기준년도와 감축량을 설정하여 선도적으로 자발적인 저감노력을 한다면 국내 산업계의 대내외 이미지 개선은 물론 지속가능경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전경련이 업종단체들과 공동으로 추진하게 될 환경보호를 위한 산업계 자율행동 계획은 산업계가 자발적으로 산업별 환경폐기물 및 온실가스 등의 장기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제3자가 평가하여 매년 달성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산업계 자율행동계획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NGO 등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또한 ESCO(에너지절약 전문기업(ESCO; Energy Service Company)제도 : ESCO업체가 제3자의 에너지 사용시설에 선투자하여 시공하고, 이 투자시설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절감액으로 투자비와 이윤을 회수하는 제도)사업 등을 통한 에너지 효율 증대,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기후변화협약 및 교토의정서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산업계 역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국민 개개인의 역할이다. 자원을 아껴 쓰고 자원 재활용을 생활화하여 제품생산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로 인한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겨울철 내복을 착용하여 실내온도를 낮추어 난방에너지를 줄이는 것 등은 작지만 국민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활동이며 환경을 보호함과 동시에 에너지 수입을 줄일 수 있어 국가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그린환경상품의 우선구매(Green Purchasing) 활성화 및 에너지절약형 기기의 구매에 소비자들이 적극 동참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 Win-win 전략이라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