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경제 회복세와 경제변수

[경제시론] 2010-05-10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 연구위원 이부형

  지난 4월 23일 워싱턴에서 막을 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에 진입하였음을 확인하면서, 각 국가별 사정에 맞는 신뢰성 있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이 국제공조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제는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상존 하에서 국제금융시스템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출구전략의 시기와 방법, 국제원자재 가격 불안 재연과 같은 다양한 위협요인들이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에도 동조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국내경기도 이들 변수들의 향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지난 4월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3.9%에서 4.2%로 0.3%p 끌어올렸다. 이러한 전망 배경에는 선진국 경제가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인도 등과 같은 개도국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세계경기 회복세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의 경우, 2010년 들어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선행지수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에도 경기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표적인 경기후행지수인 고용부문에서는 실업률이 2009년 4/4분기에 10%까지 상승하였으나, 2010년 들어서는 점진적이기는 하나 경기회복과 더불어 다소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2010년 미국 경제도 3%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음으로 일본과 유로 경제의 회복세가 미약한 것이 다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2009년 4/4분기에 전기대비 0.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되었지만, 2010년 들어 광공업 생산이 1월 2.7%, 2월 -0.9%, 소매판매가 동기간 2.0%, 0.9%로 기복이 심할 뿐 아니라 소비자물가가 1월 -1.3%, 2월 -1.1%로 마이너스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물가의 하락 폭은 다소 축소되었지만, 하락세는 향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디플레이션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로 인해 2010년 일본의 경제성장률도 IMF가 1.9%로 다소 낙관적으로 평가한 데 반해 일본의 주요 전망기관들의 평균 전망치는 1.5%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¹⁾ 유로 지역의 경우 산업생산이 지난 2010년 1월 1.5%로 8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소매판매와 수출이 마이너스로 전환되었고 실업률도 2월에 10%대로 상승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둔화되는 등 경기 불안감이 높은 실정이다.
  한편, 중국 경제는 과열논쟁 속에서 2010년에도 10%대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경제성장률만 보더라도 중국은 2009년 1/4분기에 6.2% 성장한 이후 성장세가 가속화되면서 2010년 1/4분기에는 11.9%라는 높은 성장세를 시현하였다. 특히,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및 총통화량이 2010년 들어 20%대의 높은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소비자물가도 2%대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물론, 교역부문에서의 미국과의 불균형 심화로 위안화 절상 압력과 시장개방에 대한 요구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자산시장의 버블 우려가 존재하는 등 불안요인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중국 경제는 향후에도 내수시장 확대와 세계경기 회복에 따르는 외수 회복 등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국내경기는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빠른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 경기사이클은 2009년 3/4분기 이후에 상승 국면으로 전환된 후 상승 국면이 이어지고 있으며, 2010년 들어 수입과 수출이 모두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를 시현하면서 확장형 경상수지 흑자로 전환되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12일에는 한국은행이 2010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09년 12월 4.6%에서 5.2%로 0.6%p나 상향 조정하였다.
  이처럼 국내외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에 새로운 경기불안 요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우선,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부동산경기는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고용시장 불안 현상도 해소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 상업은행의 부실 문제와 그리스나 포르투갈과 같은 유럽의 고부채 국가발 금융위기의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주요국들의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2010년에는 재정의 경기조절 능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있다. IMF에 따르면 2010년 주요국들의 GDP 대비 재정수지는 한국 -4.3%, 중국 -4.3%, 미국 -9.7%, 일본 -10.3%, 영국 -13.3% 등으로 매우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도 미국 99.8% 등 주요 선진국들이 80% 이상의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지금까지 글로벌 경기 회복을 견인해 온 중국 경제의 불안이 가시화될 우려도 있다. 경기과열 진정을 위한 금리인상, 미국과의 통상마찰 해소를 위한 위안화 절상과 수출부진 등으로 중국의 내외수가 동반부진 현상을 보이면서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크다. 대표적 원자재인 석유를 예로 들면 캠브리지에너지연구소의 경우, 2010년 3월에 세계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증가할 경우 국제유가는 두바이 기준 2009년 62.3달러에서 2010년에는 90.6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대내적으로는 유가, 원화 가치, 금리의 3가지 변수가 상승하여 신3고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크고, 높은 대외의존도로 인해 경제의 불안정성과 변동성이 크다는 점, 고용회복이 지연되고 경제 양극화가 고착화되어 가는 가운데 고령화와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 등이 경기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수정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경제가 올해 5%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지라도 2009년에 0.2% 성장한 것에 비춰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대내외적으로 많은 경기위협 요인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빠른 경기 회복에 따르는 부작용 방지를 위한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대내외 경기불안 요인들을 불식시키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들이 필요한 때이다.
  특히, 현재의 대외 경기불안 요인들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들로 인해 잠재되었던 현상들이 경기가 회복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시의적절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더욱이 G20 의장국으로서 향후 있을 논의에서는 국익을 우선한 바람직한 출구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1) 일본의 전망기관들 가운데 2010년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가장 높게 본 연구소는 제일생명경제연구소로 2.0%, 가장 낮게 본 곳은 일본총합연구소로 0.5%임. 본문의 성장률 전망치는 앞의 2개 연구소를 포함한 7개 기관의 평균치임.

(lbh@hri.co.kr)

- 이상은 월간 전경련 2010년 5월호 [초점] 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