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13억 내수시장 확대의 발판되어야

[경제시론] 2014-12-04 | 전경련 국제본부장 엄치성

11월 10일 중국 베이징 APEC 기간 중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중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되었다고 공식 선언하였다. 2012년 5월부터 모두 열 네 차례에 걸친 밀고 당기기 협상이 마무리된 것이다.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계는 이날 바로 한 목소리로 최대 교역국 중국과의 FTA 실질적 협상 타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교역규모 세계 1위, 경제규모 세계 2위 중국과의 FTA가 앞으로 우리 산업, 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고, 경쟁국 보다 먼저 중국과의 FTA를 체결함으로써 중국을 우리의 제2 내수시장으로 선점할 발판을 마련하였기 때문이다.

한중 정부간 FTA 정식서명과 국회 비준절차를 거쳐 중국과의 FTA가 정식 체결되면, 한국은 세계 최대경제권 미국, EU, 중국과 모두 FTA를 맺는 유일한 나라가 된다. 더불어 최대 수출·수입·교역국 및 무역수지 흑자 대상국이자 세계 최대 소비시장(2013년 4.7조 달러)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FTA로 저성장 기조에 돌입한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대중(對中) 수출 연간 87억 달러(13년 기준)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되고, 458억 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은 발효 10년 후 관세가 철폐되어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의 대중(對中) 수출활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2012년 협상 개시선언 때부터, 그리고 협상의 실질적 타결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합관계, 상호보완적 무역구조를 지닌 중국과의 FTA는 규모나 파급력 측면에서 한-미 FTA, 한-EU FTA를 능가하고, 장기적으로 이해득실을 쉽게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먼저 가공무역 위주의 對중국 무역구조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전략부터 수립해야 한다. 올해 5월 이후 4개월 연속 수출의 1/4를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이 2012년 6개월 연속 세계경기 침체로 대중 수출이 감소한 이후 2년 만에 다시 감소한 바 있다. 문제는 5월 이후 중국의 경기와 수출이 회복국면에 있음에도 대중 수출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대중(對中) 수출의 약 96%를 점유하는 자본재와 중간재(부품, 반제품) 수출이 2008년부터 진행된 중국 기업의 공급능력 확대,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원부자재 한국조달 비중 감소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평판디스플레이, 석유제품, 석유화학중간원료 등 주력 수출품목 역시 중국 관련기업의 공급능력 확대와 기술력 제고, 세계적 공급과잉 등 구조적 요인이 함께 맞물리면서 올해 7월까지 對中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6~25% 줄었다. 한국은 중국의 수입기준 가공무역 비중이 47.6%로 경쟁국 대만(46.3%)과 일본(34.8%)을 상회하고 있다. 중국인 소득수준이 2013년 6,959 달러까지 높아지면서 식품위생, 미용, 헬스케어에 관심이 높고 한국산 신선식품, 화장품, 의약품, 유아용품 중심으로 소비재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FTA에 따른 관세 인하, 철폐 효과를 적극 활용해 우리나라의 대기업 뿐 아니라 해당업종 중소기업 및 농어민이 생산하는 소비재의 중국 수출 확대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더불어 글로벌 경쟁력이 갖춘 한류컨텐츠, 헬스케어 등 서비스분야 중국 진출 전략도 새롭게 짜야 한다. 컨텐츠 분야는 한중FTA가 체결되면 중국 내 외자기업 엔터테인먼트 지분이 49%까지 확대되고, 한류 콘텐츠 저작권 보호도 강화되어 한중 문화산업 협력은 우리 기업의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상품의 단순 판매를 넘어 기획부터 투자·제작·배급·홍보까지 한중합작이 본격화 될 것이다. 한류로 각광받는 한국 콘텐츠와 중국의 자본, 유통망을 연계하는 한중간 제휴를 통해 중국 시장점유율 높여야 한다. 최근 중국 전역 3,000여개 개봉관 상영을 앞둔 영화 “명량”의 중국 내 흥행 여부에 양국 언론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후속작을 한중 영화계가 공동 제작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헬스케어 분야도 중국 시장 진출 전략을 새롭게 짜야한다.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과 산후조리원, 실버타운 서비스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성형 중심의 중국인 의료 관광객을 한국으로 유치하는 전략에서 한중 양국이 중국내 종합병원, 실버타운, 산후조리원을 공동 건설하여 중국 현지 고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

엄치성(ecs@fki.or.kr), 전경련 국제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