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

[경제시론] 2008-09-17 | 전경련 산업본부 미래산업팀장 추광호

최근 들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상반기 세계경제의 중요 변수로 부각된 고유가 문제가 개도국 중심의 수요증가세 지속, 공급측면의 한계 등으로 인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에너지 자립을 위한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온실가스 의무감축 본격 시행, 포스트 교토체제 협상 진전 등 환경경제 시대의 도래에 따라 청정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에너지 변화 여건에 대응하여 최근 세계 각국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신성장산업으로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계 태양광·풍력 시장은 연평균 20~3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을 정도로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본회가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차세대 유망산업 설문조사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향후 10년내 가장 유망한 산업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보급비율이 매년 증가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2.24%에 불과하여 선진국들에 비해 저조한 실정이다. 특히, 폐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76.1%),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자연재생 에너지의 비중이 낮은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은 확고한 지원과 일관성이 중요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여 최근 발표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비율을 11%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타 에너지원에 비해 경제성이 낮아 민간주도의 시장창출 및 보급·확대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즉,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초기시장 활성화에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인 전형적 정부지원 의존형 미래기술 산업으로서, 일정수준의 시장만 형성되면 기술진보 및 규모의 경제로의 발전이 가능하다. 일본, 독일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정부 주도의 R&D 투자 확대, 고정가격 구매제도 및 저리융자 제도 등의 내수시장 확대에 주력한 결과 태양광 발전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었다.
따라서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관련한 구체적인 장기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추진함으로써 정책추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시켜야 한다.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11%라는 정책목표의 달성도 이 같은 전제하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가 최근 축소방침을 밝힌 발전차액지원 제도는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해 특히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많이 의존하는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이 기존의 투자계획을 잠정적으로 보류하는 상황에 있기도 하다. 기존 제도 하에서도 매년 4%씩 차액 지원금을 인하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최고 30%까지 인하하도록 되어 있는 축소 방침은 재고되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치 관련 규제완화 필요

그 외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일부 규제의 완화도 필요하다. 특히, 풍력발전과 관련하여 산지관리법과 자연공원법상의 규정들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산지관리법은 신재생에너지 설치를 산지전용금지의 예외항목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하위규정인 산림청 고시에서는 산중턱 이상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치를 위한 산지전용을 금지하고 있어 풍력발전 시설 설치에 애로가 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정부는 이 같은 규제의 완화방침을 밝힌 바, 조속히 입법화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풍력발전시설 중 일부가 자연공원에 걸쳐있는 경우 자연공원 해제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사전 환경성 검토를 완료하고 사업허가를 받았던 사업이 자연공원 해제권한을 가진 지자체와 환경부의 반대로 인해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치의 경우 자연공원 해제를 인정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거나 실질적으로 자연공원으로서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방치되어 있고, 전체 면적 중 자연공원이 차지하는 면적이 극히 미미한 경우 허가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기술개발 및 선점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노력 시급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은 대부분 중소업체들이고, 이로 인해 기술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주요 부품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서 조달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들어 일부 대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진출하고 있는데, 부품 국산화나 기술개발 선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은 세계 에너지 패권판도가 지정학적 입장에서 기술개발 경쟁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간 정부의 정책은 보급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기술개발 부문은 다소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게 되어 산업적 측면에서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은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 따라서 향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정책은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개발된 기술들을 활용하여 보급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함으로써 에너지 자급과 성장산업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ckh@fki.or.kr)

- 이상은 월간 전경련 2008년 9월호 [초점] 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