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진로탐색 네트워크’,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기업 사회공헌 대안

[경제시론] 2015-06-04 | 전경련 사회본부장 이용우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어려운 경제 상황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청년들이 여러 방면의 경험을 하지 못한 채, 천편일률적으로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 상황도 이러한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시기부터 다양한 방면의 경험을 통해 창의적 인재로 키워내는 진로교육 인프라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청소년, 특히 입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계 진로탐색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청년실업의 근본적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경제계 진로탐색 네트워크’는 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들을 활용하여, ‘미래 인적자원’인 청소년들이 기업의 역할과 각종 직업 세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바람직한 직업관을 형성하게 하는 진로교육 사회공헌 사업이다. 학생들은 기업들의 사옥과 생산시설, 각종 체험관 등 기업 시설을 방문하고, 임직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이 네트워크 사업은 수혜자인 학생과 공급자인 기업이 win-win하는 투자다. 청소년들은 일찍부터 현장에서 자신의 적성을 탐색하며 희망 직업을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된다. 기업들은 미래 인재들에게 효과적으로 자사를 소개하고 임직원들의 자긍심과 애사심을 고취시킬 수 있다. 부수적으로는 일선 학교의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에게도 기업의 이러한 긍정적인 활동을 알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전경련은 지난 3월부터 이 사업을 위한 기반 조성에 나섰다. 먼저, 중학생들이 사옥·생산시설·체험관 등 기업 시설을 방문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기업들이 준비한 프로그램들은 중학생 눈높이에 맞는 테마로 재분류되어,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효과적인 진로탐색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IT, 자동차, 조선, 자원·에너지, 유통, 문화 등 업종의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다양한 체험처를 통해 프로그램 확충 중이다. 더불어, 전문직이나 이색 직업 등 특이직군과 주요 산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강연형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에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안내하는 온라인 페이지 구축도 마무리할 예정이다.전경련이 회원사들의 동참을 통해 프로그램을 발굴하면, 학생들은 교육당국의 인프라를 통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이를 위해 전경련은 교육당국과 협력 체계도 구축하여, 지난 3월 23일에는 교육부와 ‘중학교 자유학기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협력의 첫 단추를 꿰었다. 향후에는 지역별 교육지원청, 일선 학교, 전국 진로체험지원센터 등 인프라를 활용, 학생들의 신청과 매칭을 지원할 계획이다.

마침 정부 정책도 ‘경제계 진로탐색 네트워크’에 호의적이다. 당장 내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정책을 통해 마련된 시스템을 활용해 참여할 학생들과 쉽게 연계될 수도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자유학기제에는 금년 2학기에만 전체 중학교의 75%인 약 2,500여 개 교의 36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국 모든 중학교인 3,200개 교로 확대되는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 체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교육개혁 중점 과제인 ‘자유학기제’ 성공을 위해 ‘경제계 진로탐색 네트워크’ 정착을 위한 인프라 제공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태세다.
* 자유학기제 : 중학생들의 진로·적성 교육을 위해 한 학기를 시험 없이 학생 참여형 토론 수업과 각종 체험 활동으로 구성하는 제도로 2016년 전면 시행 예정

이제 ‘경제계 진로탐색 네트워크’ 성공 여부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달려 있다. 사실 우리 기업에게 교육은 낯설지 않다. 과거 정주영 회장, 이병철 회장 등 창업주들은 인재 양성을 기업의 시대적 소명으로 강조해왔다. 이러한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들도 장학·학술 지원, 학교 운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 사회공헌에 힘써왔다. 배출된 인재들은 인문, 과학, 예술 등 각 분야에서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에 기여했다.우리 기업들의 인재양성은 역사적 분깃점마다 빛을 발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지속적 성장과 도약을 위해 기업가 정신을 갖춘 창조적 인재를 필요로 한다. ‘경제계 진로탐색 네트워크’가 시대적 요청인 창의인재를 키우는 새로운 바람의 진원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용우(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