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사건처리절차상 피심인 보호장치 국제비교

[보도자료]
2022-04-25 | 기업정책팀 유정주 팀장
[전경련] 4월 26일(화) 조간_공정위 사건처리절차상 피심인 보호장치 국제비교 보도자료.hwp    [첨부] 홍대식 교수 연구용역보고서.pdf   

    ​전경련, 공정거래 사건에서 피심인 보호를 위한 3대 방안 제시 

    - 경쟁당국의 공정거래 사건처리절차에서의 피조사인⸱피심인 보호장치 국제비교: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홍대식 교수 연구용역보고서> -


    ① 韓 사전조사, 정식조사 모두 강제조사 Vs. 美, EU 정식조사만 강제조사

     * 한국만 강제조사 불응시 형사처벌(현장조사 거부 최대 3년, 자료 미제출 최대 2년 징역) 부과

    ② 韓, 위원회 결정 없이 강제조사 착수 Vs. 美, EU 위원회 결정 거쳐야 강제조사 가능

     * 미국, EU는 피심인의 불복을 보장하기 위해 강제조사 근거인 위원회 결정을 거치도록 함

    ③ 韓, 준법경영자료를 법위반 증거로 활용 Vs. 美, EU 증거자료 활용 금지

     * 한국은 컴플라이언스부서 자료를 수집해 위법 증거로 활용, 기업의 자율준수 의지 꺾어​


      전경련은 공정거래 사건처리절차에서 경쟁당국(공정거래위원회)과 피심인(기업) 간 대등한 관계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피심인 보호장치 강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의뢰했다. 홍 교수는 “공정위의 의결은 다른 행정사건과 달리 법원의 제1심 기능을 대신하므로 공정위 사건처리절차는 일반적인 행정절차보다 당사자(기업)에 대한 더욱 강화된 절차적 보장을 요구한다”고 밝히고, 절차적 보장이 완비된 미국(연방거래위원회), EU(집행위원회)와의 비교를 통해 개선방안을 도출하였다.




    미국, EU와 같이 사전조사에서는 강제조사 금지해야


      미국과 EU는 경쟁당국의 조사를 ‘사전조사-정식조사’로 나누어 정식조사에서만 조사를 강제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사전조사, 정식조사 관계없이 조사에 불응하는 피심인에게 형사처벌, 이행강제금 등 법률상의 제재*를 부과해 사실상 강제조사를 하고 있다.


    ＊ 자료제출 명령 불응시 형사처벌(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 벌금), 이행강제금(매일 ‘1일 평균매출액’의 0.3% 이하) 부과 가능


      사전조사는 공정위 심사관의 ‘사건심사 착수보고’로 시작되는 정식조사 전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조사라기보다는 ‘내사’에 가깝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사전조사에서도 정식조사와 마찬가지로 자료제출요청, 현장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 피심인 입장에서는 양자에 차이가 없어 지금 받고 있는 조사가 사전조사인지 정식조사인지 구분하기 어렵고[사례1], 제재를 수반하는 사실상의 강제조사이므로 협조가 불가피하다. 미국, EU처럼 우리도 사전조사와 정식조사를 명확히 구별해 전자에 대해서는 강제조사가 아닌 임의조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사례1] 공정위 사건처리절차상 심사관이 ‘사건심사 착수보고’를 해야만 정식조사를 착수할 수 있다. 그런데 실무적으로 사전조사가 끝난지 한참 후에야 착수보고가 이루어져, 최초 공정위 요청으로 자료를 제출한 후 아무 소식이 없어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생각했다가 뒤늦게 정식조사(출석요구, 현장조사 등)를 받는 사업자가 적지 않다.


    ※출처 : 홍대식 교수 연구용역보고서​


      [해외사례] 미국은 조사를 ‘예비조사’와 ‘본조사’로, EU는 ‘단순요구에 의한 조사’와 ‘결정에 의한 조사’로 나눈다. 미국의 ‘예비조사’는 임의조사이므로 당사자, 관계인의 자발적인 자료제출에 의하거나 연방거래위원회(한국의 공정위에 해당) 자체적으로 자료를 수집한다. EU의 경우에도 ‘단순요구에 의한 조사’에 사업자가 따라야 할 의무는 없으며, 다만 제공한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그릇된 정보인 경우 과징금 성격의 금전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미국, EU는 강제조사 착수 결정에 대해 불복 가능해


      미국, EU는 강제조사 전 경쟁당국의 결정을 의무화하고 있다. 강제조사의 근거가 ‘위원회 결정’이므로 해당 결정에 대한 피심인의 불복(이의신청, 법원 제소)도 허용된다. 반면 한국은 위원회 결정 없이 조사가 이루어진다. 위원회 결정이 없는 강제조사는 단순히 공무원의 사실행위에 불과하므로, 피심인의 불복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처럼 공정위 조사권에 대한 견제 시스템이 없다 보니 현실에서 과도한 조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사례2~3]. 우리나라도 불응시 제재를 수반하는 강제조사에 대해서는 위원회 결정을 거치도록 하여 무분별한 조사를 막고, 해당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 소 제기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



     [사례2] 대법원은 공정위가 회사의 내부전산망을 통해 중요한 단서가 전달⸱보관되고 있다는 의심을 가지게 된 경우 그 서류⸱전산자료에 대한 제출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조사공무원이 스스로 그 서류 등을 찾기 위해 내부전산망을 무제한적으로 열람할 권한까지 부여된 것은 아니며, 무제한적 열람권 부여로 영업비밀, 직원 개인정보 등이 외부로 노출될 우려도 있어 이를 공정거래법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의 조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0마1362 결정]​



      [사례3] 공정위가 피조사업체에 교부하는 조사공문상 ‘조사목적’에는 관련 법 조항과 법위반혐의를 함께 기재하고, ‘조사대상’에는 피조사업체의 명칭과 소재지를 특정해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조사절차규칙 제10조). 그러나 실무상으로는 조사목적을 ‘법 제O조 제O항 위반’ 등으로 적시하고, 조사대상을 ‘피조사업체의 사업장 전부’로 나타내는 등 공정위의 조사가 지나치게 넓은 범위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박준영, 공정거래절차의 법리 - 당사자의 권리보장과 제3자 절차참여를 중심으로 -]​


    ※출처 : 홍대식 교수 연구용역보고서​


      [해외사례] 미국은 예비조사 결과 원하는 내용이 미흡하거나 강제적인 자료요구가 필요한 경우 본조사로 전환을 한다. 결정권자는 소관국장인데, 소환명령 등 강제절차를 진행할 경우에는 ‘연방거래위원회의 사전승인’을 얻어야 한다. 강제조사에 대해서는 피심인의 이의신청권이 인정되어, 조사 요청을 받은 후 20일 이내에 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EU는 피심인이 ‘집행위원회 명의’의 강제조사권 발동 결정에 대해 유럽법원에 제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피심인은 법원 제소를 통해 집행위원회 결정의 적법성을 다툴 수 있다.


    준법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자료는 증거로 활용할 수 없도록 해야


      미국과 EU는 피심인이 법률자문을 받기 위해 변호사와 나눈 의사교환 내용을 비밀로 보호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공정위 조사시 증거자료 수집 범위에 제한이 없다. 이에 공정위는 법 위반 혐의를 받는 특정 사업부서의 자료뿐 아니라 사내 공정거래팀, 법무팀 등이 법률 위반 예방 차원에서 작성한 자료까지 모두 수집해 위법 증거로 활용하고 있다[사례4]. 


      공정거래법 특성상 법률 리스크를 판단하는 경우, 보수적으로 접근해 위반 가능성을 크게 부각하여 자료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작성된 자료를 위법 증거로 활용할 경우 기업들의 자율준수 활동은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변호사 자문내용, 준법활동 자료 등 법령을 준수할 목적으로 작성한 자료는 공정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증거능력 또한 배제해야 한다.



     [사례4] 준법경영(컴플라이언스)자료 제출 관련 기업 관계자 인터뷰

    ⸱ “공정위는 그동안 조사대상 기업의 ‘사업부서’ 위주로 법 위반행위를 조사하고 ‘컴플라이언스 부서’와는 협조적인 관계를 가져왔으나, 최근 들어 컴플라이언스 부서도 압박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출처 : 전경련​


      [해외사례] 미국은 변호사-의뢰인 간 의사교환 내용을 ‘변호사⸱의뢰인 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 ACP)’으로 보호하고 있다. 이는 법률자문을 목적으로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교환은 의뢰인의 특권 포기 없이는 공개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EU의 경우, 집행위원회가 요구한 정보가 ‘법률가 면제(legal professional privilege)’에 해당하는 경우 피심인의 자료제공 의무가 면제된다. 이와 관련해 유럽 사법법원은 ‘고객과 외부변호사 간 의사교환’이 법률가 면제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공정위 조사에 대한 기업의 압박감 높아 … 충분한 권리보장 필요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공정위 조사와 위원회 심의⸱의결은 일감몰아주기, 담합 등 엄중한 처벌로 이어지는 행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기업에 큰 부담일 뿐 아니라, 공정위 조사 착수 자체가 해당 기업에 대한 신뢰 저하,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매출,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피심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각종 법적 장치를 보강하고, 이에 따라 명확하고 투명하게 조사를 수행하여 피심인의 예측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첨부1] 피심인 보호장치 강화 방안 요약

       [첨부2] 홍대식 교수 연구용역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