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현황과 이해

[경제시론] 2011-07-15 | 전경련 경제본부 경제정책팀장 추광호

양극화 사회를 탈피하기 위해 거품뿐인 성장을 내실 있는 성장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양극화는 우리 사회의 통합과 체제 안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최근 어느 정치인과 정부 고위 정책당국자의 발언으로 언론에 소개된 내용이다.
이처럼 요즘 양극화가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와 관련한 각계각층의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경제지표를 통해 양극화 현상을 분석해 보면, 이 같은 인식과는 달리 많은 경제지표들이 오히려 양극화가 완화되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지표와 달리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도가 악화되고 있는 부분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소득 양극화와 자산 양극화를 중심으로 소득분배의 불균등 추이를 분석해 보고, 경제지표와 상관없이 사회 전체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이유를 짚어본다.

소득분배, 2009년 이후 개선추세 뚜렷

일반적으로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가 지니계수이다. 그런데 전국 1인 가구로 확대되어 조사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의 지니계수를 살펴보면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2009년에는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내었으며, 2010년에는 오히려 소득분배지표가 개선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2003년부터 집계된 전국 2인 이상 비농가 기준으로 한 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번 정부 들어 실시한 감세정책 등 성장을 위한 정책들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경기회복에 따른 고용 개선과 함께 소득분배도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 같은 지니계수를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아도 우리나라의 소득분포가 비교적 균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미국 0.450(’09), 영국 0.342(’08), 일본 0.327(’08), 한국 0.310(’10)>.
한편, 상위 20%의 가처분 소득을 하위 20%의 가처분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값이 높을수록 소득분배가 불평등함을 나타냄) 역시 2010년에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대적 빈곤율은 줄어들고 중산층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측면에서 살펴본 분배지표 역시 2010년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가 작년에 처음으로 자산기준 지니계수를 산정한 관계로 일관된 비교는 어려우나, 2007년에 이루어진 다른 조사와 비교해 보면 자산 분배지표 역시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
그 외 대·중소기업 격차나,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수출기업·내수기업 격차 등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지표에 의한 실질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비소비지출의 증가, 물가불안, 공정사회 논쟁이 양극화 심화 인식의 원인

그렇다면 이처럼 경제지표들은 양극화가 완화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실제로 국민들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비소비지출의 증가에 따른 실질 가처분소득의 감소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조세, 연금, 사회보험, 이자 비용, 가구간 이전 지출 등의 비소비지출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7.5%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올해 1/4분기에는 19.3%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현재의 복지 포퓰리즘 논쟁이 지속되어 우리나라가 향후 고부담·고복지 국가로 이행한다면, 세금이나 사회보험 지출 등 비소비지출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는 국가 재정의 악화와 함께 국민들의 양극화 인식을 더욱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작년 9월 이후 올해에 걸쳐 지속적으로 물가불안이 심화되면서 체감경기가 악화된 것도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작년 하반기 이후 ‘공정사회’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양극화나 분배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 역시 이에 대한 인식을 확대시킨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지속적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양극화 논란 해소의 해법

기본적으로 지속적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복지논쟁의 가장 적절한 해답이 될 수 있으며, 현재의 양극화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 처방이기도 하다(이는 기업이 사회에 대해 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책무이기도 하다).
따라서 단순히 양극화 심화라는 인식에 기대어 현재의 복지 포퓰리즘 논쟁이 계속 확산되는 것은 국가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으며, 지속가능한 복지 패러다임의 정착을 위한 국민적 논의가 시급한 시점이다.

(ckh@fki.or.kr)

- 이상은 월간 전경련 2011년 7월호 [초점] 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