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함의와 바람직한 방향

[경제시론] 2014-03-10 | 전경련 경제본부 경제정책팀장 김용옥

정부는 지난 2월 25일 우리 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3대 추진전략 중심의 9개 과제를 발표하였다.

3개년 계획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를 기본방향으로 설정하고, ‘수출, 대기업, 제조업, 수도권’ 등에 의존하고 있는 성장동력을 ‘내수, 중소기업, 서비스업, 지방’ 등으로 다양화하여 ‘내수와 수출’,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함께하는 균형경제를 달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첫째,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 비정상적 관행을 개선키로 하고 공공부문 개혁,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둘째, 역동적인 혁신경제를 위해 창조경제 구현, 미래대비 투자, 해외진출 촉진 등을 추진키로 했다. 셋째,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투자여건 확충, 내수기반 확대, 청년·여성 고용률 제고 등을 중점과제로 설정했다.

경제 살리기 실천의지 반영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실천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이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와 사회에 비정상을 토대로 한 경제행위가 고착화되고 있고 경제의 역동성도 저하되어 있어, 이를 혁신하지 않을 경우 잠재성장률 저하가 불가피하고 소득 3만 달러 시대 진입도 쉽지 않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실제로 최근 우리 경제상황은 미국의 출구전략, 신흥국의 경기 및 환율 불안 등으로 인해 대외환경이 녹록치 않으며, 기업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고, 내수 또한 부진하다. 투자가 회복되지 않아 일자리가 감소하고 소득이 줄어들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현재의 3% 후반에서 2%대로 하락하여 장기적으로 일본과 같이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경제혁신 계획의 수립은 의미가 있으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뼈대를 이루는 9개 핵심과제가 우리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는 점에서 방향을 바로잡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 또한 적지 않다.

3개년 계획 달성을 위한 핵심수단은 규제완화라고 할 수 있다. 규제완화는 돈 안 들이고 성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법이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투자관련 규제를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해 꼭 필요한 규제가 아니면 모두 풀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부처별 규제 총량 및 감축 목표제를 추진해 부문별로 할당량을 부여하고 점검하면서 막혀 있는 규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수도권을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으로 구분하여 각 권역에 따라 경제행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수도권 규제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 지금까지 수도권 규제완화는 정치적인 논리와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경제 재도약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통한 부가가치 증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요소이다. 지난 수년간 서비스산업 육성대책들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주된 이유는 사회갈등 및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규제완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는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 양적인 면에서는 규제의 절대숫자가 제조업보다 10배가량 많고, 특히 정부가 집중 육성하려는 보건의료·교육·관광·금융·소프트웨어 등 5대 유망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 역시 전체 서비스산업 규제 중에서 47.6%나 차지한다. 이번 기회에 현장에서 정책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한 규제혁파가 이루어져야 한다. 높은 수출 의존으로 외부의 충격에 취약하다는 우리 경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서비스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경쟁국보다 기술력이 월등히 높지 않은 상태에서 높은 임금인상과 잦은 노사분규는 기업경영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혁신 계획 기간 중 단계적으로 그 원인을 해소시켜 근본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기업과 근로자의 신뢰구축 방안이 포함된 로드맵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회적 합의 도출이 관건

이해집단을 설득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하나의 규제가 바뀌거나 없어질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효과와 부작용이 상충하기 때문이다. 규제를 놓지 않으려는 집단은 물론이고 관련 당사자들의 저항을 넘어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해당사자 간의 타협에 이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책 추진이 이해당사자 간 갈등으로 지연되지 않도록 정책에 대한 소통, 논쟁, 토론을 공론화하여 널리 알리고 국민의 동의를 얻어서 실행하는 추진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더라도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정책이 현실화될 수 없으므로 정치권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공통의 목적을 위해 사회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신뢰와 규범인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회적 자본이 취약하여 시장과 정부의 성과가 방해받는 일들이 도처에 발생하고 있다. 국가경제와 기업경영을 위협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사회적 자본의 축적과 성장의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3개년 계획의 관건은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내는 데 있으므로 개별 과제별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여 추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도 필요하다.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어 3년 후 우리 경제의 모습이 정부가 기대하는 것처럼 잠재성장률은 4% 수준으로 높아지고,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를 넘어 4만 달러 시대로 진입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yokim@fki.or.kr)

- 이상은 월간 전경련 2014년 3월호 [초점] 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