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 대학인식 변해야 발전

[보도자료] 2010-10-05 | 미래산업팀 한지영 연구원

산·학협력, 대학인식 변해야 발전

- 전경련, 「기업 관점에서 바라 본 산학협력의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 -

국내 주요기업들의 과반수 이상이 대학과의 산학협력 연구를 통해 원하는 수준의 결과물을 얻기 힘들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경련이 최근 R&D 투자 상위 40대 기업을 조사하여 발간한 「기업 관점에서 바라 본 산학협력의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약 60%가 산학협력의 개선과제로 ‘협력 연구에 대한 대학의 질적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외적으로 개방형 기술혁신(open innovation)이 강조되는 추세임에도, 기업의 대학에 대한 R&D 투자는 낮은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고 산학협력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기업들의 이같은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기업 R&D투자 중 대학에의 투자비중(%) : 1.97(‘99)→2.44(’01)→2.00(‘05)→1.71(’07)→1.92(‘09)

‘산학협력 목적의 불일치’가 연구결과 활용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기업들이 산학협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애로요인은 ‘대학과 기업 간 협력 목적의 차이(75.0%)’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의 경우 단기 공동연구를 통해 당장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산학협력에 참여하는 반면, 대학은 장기적으로 연구비를 받을 수 있는 학문적 성과 위주의 연구를 선호하는 등 산학협력을 통해 추구하는 목적이 서로 다르다는 의미이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기업들은 실제 협력의 결과물을 현장에 바로 적용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으며, 특히 대학의 SCI(Science Citation Index) 논문 실적 위주의 교수 평가 방식으로 인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기도 하다.
☞【기업관계자】 “당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도록 대학에 중간 점검을 요구하기도 하고, 대학 측과 협의를 거치려고도 하지만 실제적으로 대학들은 기업이 연구과정에 개입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이런 이유로 대학들도 기업과 산학협력을 할 의지가 별로 없고 정부과제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
☞【대학관계자】"대학은 기업처럼 상용연구만을 하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기호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개선해야할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연구결과에 대한 수익배분이 학교에 정당하게 배분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마치 대학이 하나의 용역기관화 되는 것과 같다.”

또한 응답기업의 50%는 협력연구 결과에 대한 대학과의 ‘지적재산권 분쟁’ 문제를 산학협력 추진시 애로 요인으로 지적하였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기업과 대학의 산학협력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 획일적인 기준을 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기업들은 ‘일정기간 전용실시권을 갖는다는 전제하에 대학과 지적재산권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형태’를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관계자】“대학 연구진들은 어떠한 연구가 하나의 프로젝트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사와의 연구 결과물이나 기술들을 다른 기업들과의 산학협력에서 활용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한다면 대학에서 무조건적인 소유를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대학관계자】“대학은 그동안 대학이 축적해온 연구바탕 하에서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연구결과도 내는 것인데 이에 대한 소유권까지 기업이 가져간다고 하는 것은 인센티브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기업들이 산학협력 연구를 수행하면서 기술·정보 유출을 우려해 정작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대학과의 공동연구를 꺼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기업·대학간 신뢰 제고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기업관계자】“기술유출의 문제는 사실 상호 신뢰의 문제인데, 국내에서는 아직 그러한 신뢰형성이 덜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대학 특정학과와 산학협력을 했는데 그 정보나 기술이 경쟁업체에게 흘러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신뢰가 없다."
☞【대학관계자】“기업들이 보안이 걱정된다고 해서 외부와는 담을 쌓고 내부 R&D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학들은 보안에 대해 철저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기업들은 신뢰를 해야 한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이 산학협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산학협력 참여주체에 대한 유인 재설계로 자발적 참여 유도
보고서는 기업들이 외부자원 활용을 통한 연구개발 성과 제고와 우수 인재 조기 확보 차원에서 산학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히고, 산학협력의 각 참여주체에 대한 유인 재설계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기업의 참여 유인을 높이기 위해 대학에는 연구의 질을 높이고 산업 수요를 고려한 연구를 수행할 것을 주문했다. 또 정부에 대해서는 협력대상 발굴을 위한 DB구축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기업들은 산학협력 상대를 발굴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재 주로 개인적인 인맥을 활용하고 있으나 많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정부 R&D 사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국가과학기술정보서비스(NTIS)를 개선하여 정부 R&D 결과물에 대한 정보공유가 보다 원활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기업관계자】“기업 내부적으로 협력 대상자에 대한 DB가 있긴 하지만 이 또한 대부분이 인맥을 통해 구축해 놓은 정보들이고,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또한 대학의 참여 유인을 높이기 위해, 기업들은 연구결과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하고, 정부는 대학의 산학협력 연구비 조달 금액에 대한 매칭펀드 지원이나 연구기자재 지원 등 정책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경련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산학협력을 통해 공동연구 이외에도 우수인재의 조기 확보와 기업이 원하는 맞춤 인재 양성이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이번 조사 결과 87%에 달하는 기업들이 특정 분야 R&D 인력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인력을 찾지 못하는 구인난을 겪고 있다”며, “대학과 기업이 미스매치 해소를 통해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 인력의 취업 확대에 기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첨부]「기업의 산학협력 현황 및 애로요인 조사」 결과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