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1998~2003년 대기업집단의 투자행태분석」논

[발표문] 2004-05-06 | 홍보실
논평31.hwp: 공정위의「1998~2003년 대기업집단의 투자행태분석」논평 -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한 몇가지 오해」자료내용중 ‘1998~2003년 대기업집단의 투자행태분석’(연합뉴스 5월 5자)내용은 사실과 달라 일반국민들에게 대기업집단의 투자를 잘못 인식시킬 소지가 있다.

(1) 2000~2001년에 대기업집단의 소속 계열사의 평균투자율이 동 기업 소속 산업의 평균투자율보다 낮다는 주장에 대해,

공정위는 ‘2000~2001년에 대기업집단의 초과투자율은 낮으나(-0.038와 -0.055), 출자총액은 1999년 29조원에서 2000년 45조 9천억원으로, 2001년 50조 8천억원으로 지배력 확장에 주력하였다’고 하나, 이는 당시 정부의 구조조정정책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지 않는 분석으로 공정위 스스로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지 않고 있다.

ⅰ) 1998～1999년 기간 중 타회사에 대한 출자총액 및 비율이 증가한 것은 30대 그룹이 정부의 구조조정정책에 부응하여 부채비율 200% 달성을 위한 유상증자에 대한 계열사의 참여, 부실기업 인수 및 기업분할?분사등 핵심업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급속하게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다.

정부의 부채비율 200%정책이 획일적으로 시행됨으로써, 대부분의 그룹들이 급박하게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참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특히, 비상장사는 일반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기존주주들의 증자참여는 불가피하였으며, 공정위도 30대 그룹의 출자총액이 증가(16.0조원)하고 있는 것은 출자를 통한 무분별한 계열확장으로 보기 어렵고, 출자증가가 대부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계열회사 유상증자 참여와 정보통신분야 주식 취득(SK텔레콤, 신세기통신, 하나로통신), 구조조정 출자((주)한화의 한화에너지 물적분할)로 평가한 바 있다.(공정위, ‘2000년 대규모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보도자료, 7쪽 참조, 2000. 7)

ⅱ) 또한 2001년에 50조 8천억원으로 출자가 증가된 경우도 공정위는 2001년에 신규 지정된 6개 그룹의 출자총액(8.2조원)이 지정제외된 6개 그룹의 출자총액 (3.8조원) 보다 많아 30대 그룹의 출자총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증가속도도 예년에 비해 둔화되었다고 평가하였다.(공정위, ‘2001년 대규모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보도자료, 3쪽 참조, 2000. 7)

ⅲ) 동종산업의 독립기업과의 초과투자율 비교도 출자한도의 제약을 받고 있는 기업집단의 계열사와 이러한 제약을 받고 있지 않는 독립기업간의 비교는 오히려 출자총액규제의 폐해를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ⅳ) 한편, 공정위 자료는 KDI의 자료(기업집단의 초과투자율)를 인용하고 있으나, KDI의 투자와 출자관계 분석자료는 몇가지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

우선, 출자총액규제가 기업의 투자행위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각 수익성 및 성장성을 나타내는 변수들이 출자 및 피출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보다는 기업의 출자행위가 수익성 및 성장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규제 전후를 구분하여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KDI 분석에서 사용한 당해연도 매출액순이익률 및 당기순이액, 매출액증가율 등의 변수들은 기업의 단기적 성과를 나타내는 변수들인데 비해 기업의 출자 및 피출자는 장기적인 의사결정변수로 그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KDI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2000년 2001년의 초과투자율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 것은 대기업집단이 부채비율 200%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할 여력이 없는 구조조정기간(1998~1999)의 효과가 2000 ~2001년에서야 비로소 나타난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 분석이다.

셋째, KDI가 설명변수로 사용한 매출액 순이익률, 당기순이익액, 매출액증가율 등의 변수들이 출자 및 피출자에 의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하여 설명변수와 피설명변수간에 내생성의 문제가 있는 허점이 있다.

(2) 실물투자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회사신설을 위한 출자금액이 기존회사의 구주취득의 12%에 못미친다는 주장에 대해,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공정위가 주식취득을 장부상의 주식이동에 한정하여 투자의 개념을 잘못 이해한 결과라고 본다. 특히, 실물적인 측면에서 출자가 일반적으로 투자에 선행하여 이루어지는 등 출자가 생산적인 투자로 연결되어 나타나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즉, 출자는 1개 회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할 때 계열사의 지분참여형태로 발생하며, 출자가 이루어진 후에 피출자회사(혹은 신설회사)는 금융회사 대출 등을 통하여 추가적인 투자를 발생시키게 된다. 구주취득의 대표적인 사례인 기존 회사의 인수가 신규사업 진출이나 증설보다 더 효과적임이 두산의 한국중공업 인수나,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에서 이를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으며, 구주취득으로 기업경영성과가 높아지고 이를 토대로 신규투자가 추가로 발생한다는 점이 오히려 국민경제에 더 중요하다.

(3) 2001~2002년도에 출자총액제한집단의 초과투자율이 낮은 이유,

2001년 4월 1일부터 출자총액규제가 재시행되어 해당 기업들은 출자한도의 제약(순자산의 25%)으로 추가적인 출자가 어렵게 된 점을 감안하여 통계를 분석해야 할 것이다.

2003년 들어 초과투자율이 -0.009라는 사실은 출자총액규제가 투자를 선도해야 할 대부분의 대기업들의 투자를 제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600대 대기업의 투자계획조사(본회조사, ‘03.8) 결과, 출자총액규제를 받고 있는 10대 기업집단의 투자비중이 72.2%로 설비투자는 이들 대기업과 제조업이 주도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는 최근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제회복이 당면과제인 현 경제상황에서 투자저해요소인 출자총액규제의 폐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자칫 오도시킬 우려가 있다.♧

*주 : 초과투자율 = 30대 그룹 소속 기업의 투자율 - 동 기업이 소속된 산업의 평균투자율

[문의]양금승 기업정책팀장(3771-0306, 011-9340-0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