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의 성과공유제 시행 성과와 향후 과제

[경제시론] 2013-08-12 |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사업팀장 전익주

최근 성과공유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품질 혁신, 신기술 개발 등으로 매출이 증가되고,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성과공유제가 대기업과 협력사 모두의 경영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자율추진협약 체결 이후 성과공유 도입 기업 늘어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는 지식경제부와 45개 대기업들 간의 ‘성과공유 자율추진협약(2012.6.11)’ 체결 1년째를 맞아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그간의 성과공유 시행실적과 향후 계획을 점검해 보았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협약 체결 이후 성과공유제 도입 기업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약 체결 이전에는 성과공유 추진 과제가 268건에 불과했으나, 협약 체결 이후에는 지난 1년간 1,037건으로 4배가량 늘어났다. 또한, 앞으로 1년 안에 지금보다 도입기업이 50.0%(48개사 → 72개사) 더 늘어나고, 추진과제 건수도 42.4%(1,037건 → 1,477건) 증가되는 등 성과공유제가 대·중소기업 간 대표적인 상생모델로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업종별로 다양한 성과공유모델이 개발되어 기업현장에서 동 모델을 활용하는 기업이 늘었고 성과공유제가 경영실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기업인식 확산이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 현실에 맞는 다양한 성과공유모델 개발이 중요

실제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성과공유제 도입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업 현실에 맞는 다양한 성과공유모델 개발’(54%)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성과공유제 시행의 기대효과로는 ‘대·중소기업 간 신뢰성 제고’(51.7%)에 이어 ‘매출·영업이익 등 경영실적 향상’(29.2%)이라는 응답이 두 번째로 많이 나온 것이 이를 반증한다.

현재,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48개사 중 절반이 넘는 58.3%가 동 제도 도입사유로 ‘자사와 협력사 모두의 생산성·이익 향상에 도움이 돼서’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종결된 67건의 성과공유 추진과제의 경우 시행기업들이 생산성 향상, 수익성 개선 등으로 얻은 재무적 성과가 1개 과제당 5억 1,554만 원에 이른다. 이 중 대기업은 2억 4,041만 원(46.6%), 협력사는 2억 7,513만 원(53.4%)의 이득을 얻어 대·중소기업 모두의 경영실적이 개선되었다.

주요 기업들의 성과공유제 시행 성공사례

한편, 주요 기업들의 성과공유제 시행 사례를 살펴보면 모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신기술 및 신공법 개발 등으로 기술력이 향상되고,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둬 윈-윈(win-win)한 성공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고성능 카메라의 필수장치인 손떨림 보정장치 및 셔터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어 원가 절감과 성능 향상을 위한 국산화 개발이 절실했다. 하지만 신기술 개발에 실패할 경우 들어가는 8억 3,000만 원의 비용부담 때문에 국산화 개발에 선뜻 나서는 협력사가 없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술 개발에 실패해도 지원자금을 회수하지 않는 조건으로 자화전자에 개발비 5억 3,000만 원을 지원하고, 2명의 기술전문인력을 파견했다. 양사의 협력 결과, 손떨림 보정장치와 셔터가 일체형으로 된 신제품 개발에 성공하였고, 삼성전자는 연간 9억 원가량의 원가 절감과 자화전자는 매출이 26억 6,000만 원이 늘어나 양사 모두 윈-윈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에는 자동차 램프 내부의 온도 차이로 발생된 습기를 제거하고 불순물 유입을 막는 벤트캡의 국산화가 필요했으나, 관련 제조기술이 없고, 특허장벽에 막혀 국산화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침 현대모비스는 2차 협력사인 에프티이앤이가 나노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착안해 기술개발비 4억 2,000만 원을 지원하고, 나노섬유로 된 벤트 소재의 공동 개발을 추진했다. 이후 신소재 개발로 특허장벽을 넘게 되자 에프티이앤이는 안개등을 생산하는 1차 협력사인 우창산업에 신소재를 납품하여 벤트캡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국산화 제품 개발로 부품을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게 되었고, 우창산업과 에프티이앤이는 연평균 3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더불어 업종별 성과공유 모델이 개발되면서 최근에는 건설, 유통 등 비제조업종에서도 성공사례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GS건설은 지하철 2호선의 하부로 지나가는 9호선 터널 굴착공사를 맡았으나, 굴착과정에서 2호선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난공사여서 정해진 공기를 준수할 수 없었다. 이에 GS건설은 기존 공법으로는 공사기일과 원가를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해, 자사의 기술본부와 현장의 전문인력 등이 협력사인 일양토건과 손을 잡고 신공법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양사는 가교형 받침 공법 개발에 성공하여 8개월의 공기 단축과 관련 공사원가가 40%(7억 원)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GS건설은 일양토건과 신공법에 대한 공동특허를 출원했고, 향후 국내외의 유사한 공사 프로젝트가 추진될 경우, 일양토건과 수의계약하는 방식으로 사업참여의 우선권을 보장해주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성과공유제 확산 위해 성과공유 시행기업의 애로 개선해 나가야

다만, 여전히 성과측정과 분배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기 어렵고, 제도에 대한 대기업과 협력사의 이해가 부족한 점이 주요 기업들의 성과공유 시행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과공유제 도입기업들은 ‘성과측정·성과분배 기준 불명확’(39.3%), ‘협력사의 인식 및 프로젝트 수행능력 취약’(28.1%), ‘전담인력·유관부서의 제도 이해 부족’(16.9%),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 미흡’(15.7%)의 순으로 시행상 애로를 겪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에 성과공유제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기업현실과 업종에 맞는 다양한 모델 개발, 성과측정과 분배기준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성과공유 시행사례 전파 등을 중심으로 성과공유 시행기업의 애로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ikjoo@fkilsc.or.kr)

- 이상은 월간 전경련 2013년 8월호 [초점] 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