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와 한미관계
-
[보도자료]1999-03-10 | 국제경영원 이원모
한국경제와 한미관계
한국이 올해 장미빛 전망을 가정한다고 해도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혁과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은행시스템은 상당한 개혁과 개선노력이 있었는데 비해 은행의 관행과 신용대출기준과 규제를 국제적인 벤치마크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한국의 중점추진 과제는 첫째, 기업재무구조의 부담이 되는 높은 부채비율은 줄여야 한다. 한국 기업중에는 경제회복을 예상하여 채권단의 추가 구조조정 요청을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기업도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둘째, 외국인 투자 유치
와 한국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개혁이다. 제조업 분야보다는 서비스 분야같이 상대적으로 덜 개발된 경제부문에서 신규 고용 창출의 기회가 얼마든지 있으므로 오랫동안 서비스 부문 성장의 발목을 잡아온 규제를 더욱 줄여야 한다. 또 국회에서 통과
된 기업 지배구조의 개선과 기업 및 금융운용부문의 투명성 제고 관련 법을 집행하고 아직 상정중인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국내외 투자가들에게 중요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한국이 이미 이룬 성과를 강조하는 바지만 동시에 방심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한국 총 외국인 투자는 98년도에 80억달러로 예상되었으며 이 중 50억 달러가 직접 투자였다. 올해 외국인 투자는 15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이중 상당 부분이 직접투자일 것이다. 미국 기업은 향후 몇 달간 더 많은 투자 발표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번의 금융 위기가 과거의 위기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면 타국으로의 파급효과였다. 심각한 파급효와의 근본원인은 금융시장간 상호의존성과 영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헤지펀드가 위기를 악화시켰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나, 단기자본이동이
위기의 주범이었다는 주장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인터넷 시대에 한 나라 경제에 법적 '마지노선'을 그어 자본통제를 함으로써 스스로를 보호하겠다는 시도는 헛되고도 어리석은 일이다.
국제사회에서는 향후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고 위기가 일어났을 때 최대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국제금융구조를 바꾸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선진국은 확대금융 및 재정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위기에 처한 국가는 구조조정과 개혁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을 비롯한 다른 기관들이 주도하는 다자적 차원의 행동도 중요하지만, 한 나라 경제의 가장 중요한 방어선은 금융기관의 규제와 감독 강화를 포함한 건전한 국내 경제정책이다.
또 하나의 교훈은 각 나라에 효과적인 사회안전망 도입의 필요성이 증대되었는데 그 방식은 직장을 잃은 근로자가 재취업을 위해 노력할 인센티브를 없애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은 아시아의 은행과 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아시아 성장과 회복 프로그램'(Asian Growth and Recovery Program : AGRP)을 새로 발표했다. AGRP의 금융지원은 각국 정부들이 은행 자본재구성에 들어가는 비용을 일시적으로
충당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상당규모의 추가 민간 자금지원을 동원하기 위한 쌍무적, 다자간 금융지원을 활용하여 해당 국가가 세계금융시장에 다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포괄적, 통합적 은행 및 기업 구조조정 프로그램 실행을 전제조건으로 AGRP 참여가 허용된다.
(질의응답)
한국도 AGRP프로그램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데 한국의 관심이 어느정도인지 아직 모르겠다. 한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구조조정이 많이 진척되어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문은 성공적이다. 북한에 대한 양국의 공조체제에 의한 포괄적 접근방식을 이뤄낸데 성과가 있었다. 앞으로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관련문제는 논의될 여러사항중 하나가 될 것이다.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헤지펀드에 돈을 빌려주는 기관에 대한 규제가 있다. 헤지펀드에 대한 추가 규제에 대한 논의가 어떤지는 모르지만 현재 금융체제의 중요한 변화를 도입하는데는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결코 기업인들에게 쉬운 상황은 아
니므로 현실에 맞게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정부의 150억불 외국인투자는 지난 몇 달간 추세를 볼 때 상당히 현실적인 목표치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최대 자산은 사회적 조화와 안정성이다. 위기에서 사회적 단결력을 보이는 나라는 많지 않다. 단결과 사회적 조화가 깨어진다면 불운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확신한다. 대화의지를 가지고 고통분담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단결력과 사회적 조화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을 보는 여러 지표중 하나가 노사관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