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불확실성과 노동시장 경직이 투자유치의 걸림돌

[보도자료] 2001-02-27 | 다자협력팀 박대식 부장

정책 불확실성과 노동시장 경직이 투자유치의 걸림돌

(문의) 다자협력팀 박대식 부장(3771-0355)

주한 외국인기업 대표들은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이 중국투자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한국에 대한 신규 투자 유보나 기존 투자의 위축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인해 실제 노동투입비용이 아시아 경쟁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경련 국제기업위원회(최준근 위원장(한국 HP 사장))에 참석한 손영석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코리아 사장, 최준근 휴렛패커드 코리아 사장, 정광은 후지제록스 코리아 사장, 오인식 모토롤라 사장 등 주한 외국기업인들은 구체적으로 2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파견근로자 관련규정, 지나치게 복잡한 임금체계와 선진국보다 많은 유급휴가 일수 등 경직적인 노사제도가 기업의 경영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실제로 추가적인 노사관리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1990년대 후반들어 우리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탈피하여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사제도가 여전히 제조업 근로자 중심의 틀을 유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였다.

또한 벤처기업에 비해 불리한 주식옵션제도 (미실현 이익에 대한 가세)와 고율의 소득세제(각주 참조)도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지적하였다. 주식옵션의 경우, 일반기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과세기준이 달라 형평성에 문제가 있음은 물론, 우수인력확보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로 외자유치 자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부담 증가는 결과적으로 외국기업들의 진입 의욕을 저하시켜 대만이나 싱가포르 등 경쟁국으로 투자의 흐름을 돌려놓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외자기업들은 현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 힘쓰면서 한국내 외국기업에 대한 인식이 상당부분 개선된 점은 높이 평가하나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이 여전히 일관성(consistency)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 정부의 외자정책이 전반적으로 외국인 투자에 우호적인 인상을 주고 있으나 행정절차나 하부 규정에 있어서는 정확한 기준에 입각하여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사례별(case by case)로 이루어지고 있어 경영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였다. 이들은 전반적인 투자환경이 열악한 중국이 구체적인 이행절차 면에선 한국보다 유리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에서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을 향후 투자대상지역을 꼽고 있다고 경고했다.

외국인 기업 대표들은 특히 노사제도의 경직성으로 오히려 근로자 개인의 취업기회를 줄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기업경영애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외자의 지속적인 유입을 위해선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가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

(각주) 외국 기업의 경우 연봉외에 임원에 대한 판공비나 기밀비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같은 연봉일 경우 가처분 소득은 크게 낮을 수 있음. 또한 고액 연봉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우 소득세율이 지나치게 높음. 미국의 경우 고액연봉자의 경우 소득세율 상한이 36%대인 반면 한국은 45% 수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