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주요 기업집단의 투자는 정말 줄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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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론]2004-08-09 | 임상혁 차장 임상혁
최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자산 5조원 이상 18개 기업집단의 결합(또는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2003년 ‘투자활동으로 인한 순현금유출’이 31조원으로 전년(46조원)에 비해 33.5%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삼성, LG, 현대차, SK, 한화 등 자산총액 기준 상위 5개 기업집단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30.5% 감소).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투자액이 많을수록 유출이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현금유출에서 현금유입을 차감한 순현금유출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를 축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언론은 금감원의 발표를 인용하여 지난해 5대그룹을 비롯한 대기업 투자가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투자 감소의 이유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도전적 기업가정신의 약화, 경기침체의 장기화 등을 제시했다.
지난해 대기업의 투자는 정말 감소한 것인가? 기업투자를 조사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전경련, 산업자원부(이하 ‘산자부’), 한국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 이다. 전경련이 지난해 12월에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03년 투자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년대비 1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산자부와 산업은행 조사에서도 2003년의 투자실적은 전년대비 각각 22.1%와 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개 기관은 중소기업, 자영업 및 일부 서비스업의 투자가 위축되어 2003년도 국민계정상 투자실적이 저조하게 나타났으나, 대기업 투자는 1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분석하였다.
그렇다면 서로 상이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재무제표상 ‘투자활동으로 인한 순현금유출’과 전경련 등이 조사하는 ‘기업투자’의 개념과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순현금유출’은 주식, 채권, 금융상품 거래 등 금융거래에 의한 현금흐름이 대부분을 차지하며(2003년의 경우 80.0%), 유출에서 유입을 차감한 순개념이다. 그리고 무형자산에 대한 거래와 금융계열사를 포함하나 결합(연결)대상 계열사간의 투자는 제외한다.
반면 전경련 實査 ‘기업투자’는 기업의 유형고정자산에 대한 국내투자로 건물, 구축물, 기계 및 장치, 차량 및 운반구 등과 토지구입 및 조성개발(단 투기목적 부동산 투자 제외) 등에 대한 투자로 정의한다. 즉 ‘투자활동으로 인한 순현금유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거래 관련 투자를 제외한다. 그리고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유출만을 조사하는 총량적 개념으로 계열사간 유형고정자산 투자를 포함하고, 업종 성격상 금융부분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 왔다.
결론적으로 재무제표에서 ‘기업투자’의 개념에 근접한 유형고정자산 취득만을 추출하면 18개그룹의 2003년 투자는 30.2조원으로 전년(27.0조원)대비 11.9%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