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공헌 실태와 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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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론]2007-12-04 | 전경련 윤리경영팀장 원용득
- 최근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종전의 단순기부에서 전략적 공헌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경영전략과 연계한 사회공헌활동의 증가 추세는 '기업의 성과'와 '사회적 기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기업과 사회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단기간 양적 성장 시현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그동안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본회가 매년 실시하는 사회공헌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지출규모는 작년에 1조 8,048억 원에 기록했으며, 이 금액은 2005년 1조 4,025억 원에 비해 28.7% 증가한 것이다. 또한 2006년 응답기업들의 기업별 평균 사회공헌비용은 89억 7,900만 원으로 2005년 57억 4,700만 원에 비해 대폭 증가하였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규모는 2000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2002년에서 2005년 기간 동안 0.2%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2006년에 0.3%로 증가하였다. 경상이익 기준으로는 2002년 1.2%, 2004년 1.9%, 2005년 2%를 기록하였으나 2006년에는 2.7%를 기록하여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세후이익 기준으로도 2002년 1.9%, 2004년 2.2%, 2005년 2.2%를 기록하였으나 2006년에는 3.4%를 기록하여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규모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단순기부에서 참여형 사회공헌으로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형태를 살펴보면, 2006년 기부금액 총액은 1조 224억 원으로 총 지출비용의 56.7%를 차지하였다. 반면, 기업이 직접 수행한 사회공헌사업 비용과 임직원의 봉사활동에 사용된 각종 경비를 포함한 직접 운영 프로그램 지출비용이 총 7,824억 원으로 총비용 중에서 43.3%를 차지하였다.
사회공헌지출 총액 중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79%, 2004년 68.0%, 2005년 64.3%를 기록하였으며, 2006년에는 56.7%를 기록하여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부금 비중의 감소 추세는 기업이 단순기부를 통한 사회공헌활동에서 탈피하여 기업의 장기적인 전략 수립과 함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직접 운영하는 사회공헌활동은 세제혜택이 낮아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것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 경영전략과 연계시켜 그 효과를 높이고 이에 대한 책임성도 높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례로는 KT가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국민의 IT활용능력 향상을 돕기 위한 개인상담 및 단체교육과, 씨티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 등을 들 수 있다.
사회공헌 지출분야를 살펴보면, 2000년 이후 사회복지, 교육·학교·학술연구 분야와 문화예술 및 체육 분야에 대한 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4년 이후 이러한 분야에 대한 비중은 감소하고 의료보건, 환경보전, 국제구호 분야 등의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기업들이 전통적인 사회공헌분야 외에도 적극적인 사회문제 발굴을 통해 활동분야를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공헌활동 체제정비 가속화
최근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체제정비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이 자사의 경영방침에 사회공헌활동을 명문화하였고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예산제도 및 지역사회활동 촉진운동과 매칭기프트제도를 도입,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설치한 기업도 응답기업의 80.5%를 차지하였다. 이는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경영전략의 한 축으로 이해하고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임직원들의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임직원들의 사회봉사활동을 장려하기 위하여 회사 차원의 봉사조직을 가장 많이 도입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사회봉사활동자 표창제도, 사회봉사활동자 등록제도, 봉사활동 휴가제도, 봉사활동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제도적인 뒷받침에 힘입어 임직원 봉사활동 참여비율은 최근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6년 연간 임직원 사회봉사활동 건수는 16만 7,349건, 연간 기업의 평균 자원봉사 건수는 1.094건을 기록하였다. 이는 2004년 572건, 2005년 727건과 비교해 볼 때,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반면, 기업 임직원들의 연간 봉사활동 평균 투입시간은 2005년 6시간, 2006년에는 7시간을 기록하여 큰 폭의 변동은 없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현지 해외법인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는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사회공헌활동을 경영전략에 접목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현지 사회공헌활동 추진방식은 현지법인의 독자적인 활동보다는 해외현지법인과 글로벌 본사 주체간의 연계활동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현지법인의 사회공헌활동에 있어서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는 해당 지역과의 문화 차이, 봉사활동에 대한 인식 차이로 지적되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장기적 성과에 기여해야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단기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하였지만 국민들의 인식과 평가는 그리 높지 않다.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그 동안의 사회공헌활동 내용, 그리고 적극적인 홍보부족을 그 이유로 들 수 있겠다.
기업의 활동은 기업성과와 사회적 기여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기업이 성과를 내고 일자리를 유지, 창출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사회공헌활동을 위해서도 기업은 성과를 내야 하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사회공헌활동도 기업경영전략 속에 녹아 들어가야 한다.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전략과 연계되어 추진된다면 그 동안의 양적 성과와 함께 질적으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