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One-In, One-Out 제도” 도입 필요

[보도자료] 2013-09-10 | 규제개혁팀 유정주 차장

규제 “One-In, One-Out 제도” 도입 필요
- “영국의 규제비용총량제가 한국의 규제개혁체계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 -

역대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투자 활성화와 기업애로 해소를 위해 규제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매년 규제수는 늘어나고 기업들은 규제 때문에 사업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왜 그럴까? 만들기는 쉽고 없애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규제는 한번 만들어지면 규제를 중심으로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규제를 개선하려고 해도 규제당국과 이해관계자의 반발로 어려워진다. 신설되는 규제는 이해관계자가 명확하지 않고 규제도입시 영향을 예상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신설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그렇다면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경련이 이혁우 배재대 교수에게 의뢰하여 발간한「영국의 규제비용총량제가 한국의 규제개혁체계에 주는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규제의 신설·강화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에 상응하는 기존규제를 폐지해야하는 영국식 “규제비용총량제(One-In, One-out 제도)”가 해법이라고 하였다.

One-In, One-Out 제도로 정부의 상시적 규제개혁 유도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 규제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거나 국민과 기업이 규제개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전까지는 소관 부처가 적극적인 규제개혁에 나설만한 유인이 없다. 과거 영국의 규제시스템도 우리와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영국정부는 신설규제 도입과 기존규제 개혁을 연계하는 창조적 방식을 고안했다. 즉, 국민과 기업에 비용을 초래하는 규제가 신설되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초래하는 기존규제를 폐지토록 하는 “One-In, One-Out 제도” 즉 규제비용총량제를 도입한 것이다. 규제 소관부처가 규제를 신설하려면 이와 상응하는 규제비용을 초래하는 기존규제를 신속하게 폐지한다는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소관부처가 상시적으로 기존 규제를 개선하여 규제개선 성과를 화폐가치로 미리 “저축”해 놓고 규제를 신설하는 경우 발생하는 비용만큼을 “지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규제비용의 산출은 각 부처에서 담당하지만 규제완화위원회(Reducing Regulation Committee)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별첨참조: (그림1)영국의 규제형성체계 흐름도]

One-In One-Out 제도 초기 6개월간 신설하려던 규제 70% 폐기

’11년 1월부터 6월까지 영국의 각 부처는 157개의 규제를 신설하려고 했고, 이중 기업에게 부담을 주는 규제가 119개였다. 하지만 One-In, One-Out 제도로 인해 157개 규제 중 70%를 중도에 폐기하여 최종적으로 46개의 규제만 남게 되었다. 남은 46개 규제 중 11개만이 기업에게 비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업에 부담을 주는 규제 8개를 신설(INs)하기 위해 9개 규제를 철폐(OUTs)하였고, 규제로 인한 기업부담이 약 30억 파운드, 우리 돈 약 5.5조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별첨 표1 참조). 3년간의 총 규제비용 감소분도 1.6조(931만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별첨 표2 참조) 분석되었다.

영국정부는 이러한 성과에 기반하여 2013년 1월부터는 One-In, Two-Out 제도로 강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조치로 이제 영국의 각 부처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때 신규규제가 초래하는 비용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기존 규제 비용을 감축해야 한다.

우리도 규제개혁 시스템의 창조적 변화를 모색할 때

우리나라의 규제개혁시스템에서는 신설·강화되는 규제는 규제개혁위원회와 각 부처의 자체규제심사위원회가 심사를 한다. 하지만 기존규제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있어야지만 비로소 개선 논의가 시작된다. 대증적 대응에 불과하고 시스템적인 접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과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규제개혁추진단과 같이 규제개혁을 위한 별도의 기구를 만들기도 했지만 이러한 조직들은 한시적으로 운영됐고, 규제개혁도 규제의 질보다는 양위주로 접근한 결과 핵심규제보다는 지엽적인 개수 줄이기로 귀결되어 국민과 기업의 규제체감도도 낮았다.

우리나라도 규제비용을 화폐단위로 계량화하고, 규제의 신설·강화와 기존 규제의 개혁을 연계하여 영국식 One-In, One-Out 제도의 시행을 고려해야 한다. 규제비용총량제 도입을 위해서는 현행 규제개혁위원회의 조직을 확대·개편하고, 전문적인 비용 추계를 위해 “규제영향분석센터”를 설치해야한다. 각 부처가 규제영향분석센터의 도움을 받아 신설·강화되는 규제의 비용을 산정하고 폐지할 규제를 선정하고, 규제개혁위원회는 신설·강화규제와 폐지규제의 타당성을 검토해서 국민과 기업이 부담하는 규제비용의 총량이 증가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혁신적인 규제개혁시스템을 도입으로 핵심규제의 개선과 국민과 기업의 규제체감도 제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첨부] 영국의 규제형성체계 흐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