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더 이상 매력 없는 국가인가?

[경제시론] 2003-07-11 | 엄치성 엄치성: ▣ Issue
한국을 찾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유치 정책에 힘입어 급증하던 외국인 투자가 2001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여 올 2/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41.1%나 감소하였다.

▣ 현황
이처럼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 대한 매력감소가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물론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라는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 보다는 우리나라의 대내적인 경제여건, 그 중에서도 특히 노사관계의 불확실성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숙련된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생산시설의 강점을 살려 중국이나 동남아 등 거대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이미 대다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오래 전에 중국시장에 진출하였으며 지금도 중국으로의 투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마저도 중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더 이상 여타시장의 교두보로서의 역할은 끝났다. 여기에다 기업경영환경이 경쟁국에 비하여 더 나은 것도 없다. 한마디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은 더 이상 매력 있는 투자처가 아니다.

▣ 과제
지금 정부와 재계는 국민소득 2만불 달성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경제의 활성화가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하지만 외국인 투자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경영환경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경쟁국에 비해 훨씬 더 나은 기업경영환경을 제공하여야만 한다. 노사관계의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도 없다. 이미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에서 8년을 허비하였다. 무척이나 어려웠던 외환위기 직후의 경제상황과 그 당시의 마음가짐을 기업이나 정부,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가 깊이 되새겨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