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실태와 시사점

2003-10-09 | 기업정책팀 유환익

공정위는 년평균 1천5백억원 이상의 과징금을 기업에게 부과하고 있는데 이 같은 과징금에는 몇 가지의 특징이 있다.

먼저, 본래의 경쟁법 영역 보다 다른 행위에 대한 과징금이 거의 동일한 정도를 차지한다. 전통적인 경쟁법 영역인 “시장지배력 남용”, “부당공동행위(카르텔)”, “부당지원행위를 제외한 불공정거래행위” 등에 대한 과징금은 전체의 52%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부당지원행위와 출자총액 규제 등 경제력집중억제에 관한 과징금이다.

둘째, 공정위의 과징금에 대한 불복비율이 높다. 최근 3년간 공정위의 결정에 불복하여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비율은 65%이다. 이는 금융감독위원회의 4%에 비해 현저히 높다. 특히 부당내부거래와 관련된 사안이 26건에 84%를 차지한다.

공정위의 과징금에 대한 불복이 높은 이유를 감사원은 ①부과대상 판정기준의 미비, ②부과기준의 모호성, ③과징금 산출 근거 미제시 등에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공정거래법의 위법행위 구성요건이 너무 추상적인 것도 문제인데, 공정거래법은 “부당하게” “현저히”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사실상 1심기능을 수행하지만 공정위 위원의 독립성이 부족한 것도 불복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인다. 공정위 위원은 총9명인데 5명의 상임위원중 3명은 1급이며,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이다. 이 같은 구조하에 위원의 독립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밖에 우리의 공정거래법이 투명성과 금융관련 법제가 정비된 지금까지 본래의 경쟁법 영역이 아닌 것을 다루는 데서도 불복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과징금 부과액의 46%, 과징금 부과건수의 24%가 경제력 집중 억제와 대기업 규제를 목표로 하는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징금에 대한 산정기준과 결정과정 등을 개선하고,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의 독립성을 높이며, 공정거래법이 본래의 경쟁법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하 원문참조

문의 : 기업정책팀 유환익 과장(3771-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