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윤리 1호_기업윤리에 관하여

2007-03-29 | 윤리경영팀 김현수

기업윤리에 관하여

다카스기 노부야 최고고문(한국후지제록스(주))

세계경제는 글로벌화, 보더레스화하는 가운데 기업경영자에게는 CSR(Cor- porate Social Responsibility :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1977년에 영국의 Sustainability사는 <기업은 경제적 측면, 환경적 측면, 사회적 측면의 3가지 관점(Triple Bottom Line)에서 그 성과가 요구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예전에 미국의 엔론사 및 월드컴의 분식회계사건은 눈깜짝할 사이에 전세계에 퍼져 기업존재의 위기로까지 치닫게 된 것은 모두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일본에서도 명문제과업체인 후지야(不二家)가 품질관리문제로 경영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런 모든 사건의 공통된 원인은 기업윤리의 결여라고 할 수 있다.

일본 경단련(經團連)은 아래와 같은 방침을 발표하고 회원사가 이를 철저히 주지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1) 컨플라이언스(법령준수)체제의 정비와 검토

각회사 독자의 행동지침을 정비 보완하고, 기업윤리 담당 임원의 임명과 담당부서의 설치 등 전사적인 대응체제를 구축할 것

(2) 컨플라이언스의 침투와 철저이행

경영자의 기본자세를 사내외에 표방하고 구체적인 대응책, 임원을 포함한 계층별, 직종별 교육과 연수를 실시해서 기업윤리를 침투시키고, 철저히 체크하고 평가할 것.

(3) 부정행위가 일어난 경우의 대응

적시에 정확한 정보를 개시하고 원인을 규명, 재발방지책의 실시와 경영자 자신을 포함한 관계자의 엄정한 처분을 실시할 것

그럼 후지제록스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후지제록스는 국내외의 관련회사, 즉 한국후지제록스를 포함해서 모두가 기업윤리와 컨플라이언스를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기초적인 프로세스라고 생각하여 스스로 엄격하게 지켜나가는 의식을 정착시키는 활동을 1980년대부터 계속해 왔다. 그 기본적인 컨셉은 미국제록스사의 창업자인 죠 윌슨씨가 1960년대에 발표한 철학 안에 있다. <제록스는 열의 있는, 그리고 혁신적인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단순히 이익이나 비즈니스의 성공만이 아니라 책임있는 행동을 취하고, 고객에게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한 봉사자로서 자존심의 근원을 만들수 있는 발자취를 사회에 남기고 싶다.>라는 철학이다. 그리고 이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회사의 모든 스테이크홀더(주주, 고객, 직원, 지역사회, 지구환경 등) 을 위해 <강하고 즐겁고 정다운 회사> 만들기를 구상했다. 그 참된 의미는 <윤리와 컨플라이언스는 사회의 기대에 부응해 가는 기초적인 과정이다>는 생각에 있다. 구체적으로 일본 경단련이 나타내는 방침에 따라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전임직원이 윤리와 컨플라이언스를 스스로 엄격히 지키려는 의식 혹은 준법의식을 정착시키는 것은 쉽지않으며 시간이 걸리는 활동이다. 그래서 사원행동규범이라는 케이스북을 만들어 지금까지 일어났던 사례를 설명해가며 더욱 쉽게 일반사원들에게 행동규범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 중에서 한국사회에 참고가 될 만한 사례를 두 가지 소개하겠다.

성희롱은 개인적이 문제인가

사례 : 여직원 A는 같은 직장의 남자 동료 B가 끈질기게 데이트신청을 하고 드라이브를 강요해 와서 상사에게 상담을 요청했지만, 상사는 <남자와 여자의 개인적 문제이므로 주의줄 일은 아니다>며 이를 상관하지 않았다.

해설 : 성희롱은 개인에 따라서 생각이 다르므로 미묘한 문제이다. 또한 개인적인 측면도 있으므로 대처가 어렵다. 그러나 성희롱=남녀 개인의 문제로 이해하는 것은 틀리다. 성희롱의 본질은 고용관계에 있어 남녀의 힘관계의 불균형, 불평등을 배경으로 강자인 남성이 약자인 여성에게 강요하는 성폭력의 일종이다. 즉 성희롱은 단순한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직장의 노동환경, 개인의 고용상 권리, 개인의 존엄이라는 공적인 문제임을 이해해야 한다. 강요 자체가 폭력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범죄가 된다. 1999년에 시행된 개정남녀고용기회균등법에 의하며 성희롱은 개인적인 문제로 방치하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그 책임을 묻게 된다,

공무원을 접대하면

사례 : 영업사원 A는 담당 관청 직원이 개최하는 [네트워크 사회 연구회]라는 모임의 강사를 맡게 되었다. 연구회에는 관청의 조달담당자 B도 참가하고 있다. [네트워크 사회 연구회] 마지막 날에는 평상시의 감사하는 뜻으로 B와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갔으며 회사의 접대비로 지불했다.

해설 :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뇌물 수뢰는 수뢰죄와 뇌물을 보낸 사람도 증뢰죄로 처벌받게 된다. 공무는 공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한번이라도 부정이 일어나면 공무전체의 신뢰를 잃기 때문에 엄격한 형벌이 가해진다. 이 경우, 만약 B가 물품구입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가진 직원이라고 했을 때, 후에 이일을 뇌물이라고 지적을 받게 되면 변명이 어려워지며, 다른 직원들에게도 민폐를 끼치게 될지도 모른다. 당사의 사원행동규범은 공직관계자에 선물, 접대, 기타 편익제공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과거 사건의 대부분은 내부고발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내부고발의 경우, 자신의 의혹을 떨치기 위해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와 내부관계자로부터 오해를 받지 않도록 언행을 주의하는 것이 좋다.

이상 가까운 두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사회에서도 기업윤리와 컨플라이언스가 문제되고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글로벌화, 보더레스화가 가속하는 가운데 기업은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기업윤리나 컨플라이언스를 기축으로 하는 CSR은 21세기 성장의 열쇠라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