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금융시장 상황평가 및 유럽통화동맹(EMU) 영향
- 2009-12-21 오후 5:44:53 | 미구주팀 이혜정
두바이 사태에 이어 최근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하락 이후 당지 금융권 및 학계·언론을 중심으로 유럽 등 국제금융시장 안정세 회복에 대한 영향, 특히 유로지역 회원국 지급 불능사태시 구제방안 및 유럽경제재정관리구조(European economic governance) 개선관련 논의되고 있는 바, 주요 동향 아래 제공함.(당지 금융전문가 면담 및 언론보도 종합).
※ 그리스는 유로존 16개 회원국 중 1999년 유럽통화동맹(EMU) 출범이후 국가신용등급이 A등급에서 B등급으로 강등된 최초사례(지난 12.8일 Fitch사의 그리스 신용등급 조정 이후 S&P사도 작 12.16일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하향조정함으로써 현재 에스토니아, 남아공과 동일한 신용등급)
1. 핵심사항
ㅇ (최근상황 평가) 유로지역 등 EU 국가들은 역외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위기 대응과정에서 전례없는 유동성 공급 및 재정확대정책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정부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나, 그리스 문제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여파 이외에도 국내정치 실정 및 사회적 불안정 등에 기인한 측면이 없지 않으며, 또한 '구제금융금지조항(no-bail-out-clausel)' 등 EU의 제도적 제약요인(리스본조약 제125조, 구 TEC 제103조)을 우회한 유럽차원의 정치적 대응방안이 독일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
ㅇ (통화동맹 영향) 유럽 금융전문가들은 그리스 재정문제가 국가부도사태(soverign default) 임박 등 긴박한 상황은 아니나,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 정부부채 및 재정적자 규모가 큰 여타 회원국으로 연쇄적으로 파급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단일통화 안정성 저해 및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악의 경우 외부기관(IMF)이 아닌 EU 차원의 정치적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
ㅇ (재정정책 조율) 1999년 유럽통화동맹(EMU) 출범이후 유로지역 통화정책은 유럽중앙은행(ECB)에 의한 단일정책으로 유로 회원국들이 고유 통화정책권한을 상실한 반면, 재정정책은 최근 리스본 조약 발효 이후에도 EU 회원국 배타적 권한사항으로 유지됨으로써, 특히 유로지역의 경우 재정·통화(환율)정책상 소위 최적정책조합('Policy Mix') 문제가 지속 제기되고 있으며, 금번 사태로 유럽경제재정정책 조율문제 등 EMU 기제상 본질적 한계가 노정, 독일정부 및 학계전문가를 중심으로 회원국간 정책조율강화 필요성이 신중하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
2. 상세내용
가. 통화정책당국 및 금융권 상황평가
ㅇ (통화정책당국)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재정문제 및 국가신용등급 하락 관련, 이를 '중대한 상황'으로 평가하면서 "그리스정부가 신뢰성 있는 재정건전화 계획을 제시하고, 이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독일 연방중앙은행(Bundesbank)도 "그리스 정부가 현실성 있는 중기 재정건전화 전략(긴축정책과 임금억제 등 사회정책을 병행)을 수립할 경우 신용평기기관에서도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하면서, ECB와 마찬가지로 그리스 정부의 자력구제 방안을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J.-C. Trichet ECB 총재, G. Trumpel-Gugerell ECB 이사, A. Weber 독일연방은행 총재 최근 당지 금융행사시 언급내용)
※ ECB는 2008.10월 이전에는 국가신용도 "A-" 이상을 담보기준으로 제시하였으나, 금융위기 이후 2010년말까지 한시적으로 신용등급을 "BBB-"까지 허용, 기준을 완화함으로써, 현재 그리스의 유동성 확보문제가 긴박한 상황은 아니나, 재정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2011년 이후 ECB 담보기준이 위기이전 수준으로 회귀시 그리스 국가 유동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존재
ㅇ (금융권관계자) 독일외국은행협회(VAB) O. Wagner 사무총장 등 당지 금융관계자는 J. Ackermann 도이체방크 회장이 지난 12월초 독일 경제관계자 대표회의에서 국제 금융시장 교란요소로 유럽 일부국가 재정문제를 '시한폭탄'으로 거론한 이후 유럽 금융권에서는 비EU권 국가(발트3개국, 우크라이나 등) 이외에도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 재정부채 과다국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었으며, 특히 그리스의 경우 재정상황이 심각할 뿐만 아니라 공식통계 및 정부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성 결여가 큰 문제라고 지적(12.10일 당관 이정호 부영사 면담시 동인 언급내용)
※ 도이체방크 Ackermann 회장은 지난 11월 중순 당지 개최 Euro Finance Week 회의 전후 금융시장 안정 및 대형 금융기업 실적개선 등으로 "최악의 상황이 지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나, 최근 12.2일 메르켈 총리 주재 독일경제금융관계자 대표회의에서 일부 경제지표들이 개선되고 있으나 착각해서는 안되며 정부부채 비율이 높은 유럽 일부 중소국가들 문제가 금융시장에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 시한폭탄이 아직 몇개 더 남아있다"고 언급
나. 정치권 평가 및 관련논의 동향
ㅇ (독일정부) 독일 메르켈 총리는 최근 개최된 EU 정상회의(12.11-12)에서 "그리스 상황은 유럽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특정 회원국 문제는 여타 회원국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고, "부채비중 큰 일부 회원국들의 경제사회정책에 대한 EU 차원의 관여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
- 쇼이블레 연방재무부장관도 최근 독일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리스 상황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며, 결국 유럽통화공동체(EMU) 문제로서 무엇보다 그리스 정부의 재정정상화 노력이 긴요하다"고 지적(「Sueddeutsche Zeitung」지, 12.11일자 제6면)
ㅇ (유로그룹) 한편, J.-C. Juncker 유로그룹 대표(룩셈부르크 총리)는 상기 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국가부도 임박설은 실제상황과 전혀 다르며, 그리스 문제로 유로화 안정성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므로 EU 회원국들이 그리스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강조
ㅇ (언론동향) 독일연방정부는 그리스가 과거에도 재정상황 및 사회개혁 관련 개선을 약속하였으나 불이행하는 등 EU 내에서도 그리스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만큼, EU 지원 없이 그리스정부의 독자적인 재정문제 해결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언
- 현행 EU 관련법규상 회원국에 대한 EU 차원의 직접적인 재정지원 불가로 인해 재정난 심화시 최악의 경우 IMF를 통한 지원 가능성이 남아 있으나, 유로화에 대한 대외신인도 문제로 인해 독일 등 유럽정치권에서는 유럽내 자체적인 해결을 선호하고 있으며, 독일정부는 IMF와 유사한 형태의 EU 내부적 지원방안(외부 재정관리관 임명, 세수확대 강제 등 포괄적인 긴축재정을 조건으로 자금지원)을 내부적으로 구상 중인 것으로 독일 유력언론에 보도(「Der Spiegel」지 12.14-20일자 제51호)
- 또한 그리스 정부가 민간부문 거래에서도 유럽기업들을 중심으로 100억 유로(이중 독일기업 약 20억 유로)이상 채무가 변제되지 않고 있는 등 방위산업, 제약산업을 중심으로 그리스 공기업들의 민간부문 부채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최근 본직 등 당관직원들의 독일 금융·기업인 면담시에도 이와 유사한 우려가 확인)
다. 유럽통화동맹(EMU) 영향 및 개선방향
ㅇ (금융권 평가) 최근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은 1990년대말 유럽통화동맹(EMU) 출범 이후 최초로 유로 회원국 신용등급이 안정권('A'이상) 이하 추락으로 학계 및 언론에서는 그리스 문제가 유럽통화동맹(EMU) 및 단일통화 안정성에 대한 중대한 시험대(고비)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주요 통화당국자를 포함, O. Wagner 은행협회 사무총장 등 당지 금융전문가들은 그리스와 유사한 상황이 여타 회원국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이상 유로화 존속 등 EMU에 대한 본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하는 입장도 병존
- A. Weber 독일 연방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12월초 당지 금융행사에서 그리스가 만성부채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기존 EU 안정성장협약(SGP)으로 충분하며,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하락으로 유로지역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
- O. Wagner 은행협회 사무총장도 2009년초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 아일랜드 사태 당시에도 유로화 안정성에 대한 악영향 관련 일각에서 우려를 제기한 바 있으나 조기에 안정을 회복하면서 동 논란이 불식된 바 있다고 지적
※ 그리스 경제규모는 유로지역 전체 GDP의 3% 미만(독일 바이에른주 규모)으로, 유럽지역 중앙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로존 전체 국채(25% 수준) 중 그리스 국채는 약 5%에 불과(45%는 일반 시중은행이 보유), 유럽 등 세계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
ㅇ (전문가 평가) 독일 국제외교안보연구소(SWP) D. Schwarzer 유럽경제 전문연구원은 그리스 지급불능 사태시 금융시장에 리먼사태 당시와 유사한 충격이 예상되며,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등과 같은 재정부채 또는 재정적자 규모가 큰 국가 국채 프리미엄 상승시 신규차관 융통문제 야기로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자기실현예언'), EU 차원에서 명확한 구제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현재 시간만 허비할 경우 시장투기세력 확산위험만 가중됨으로써 차제에 구제비용 상승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스페인 등 여타국으로 여파가 확대될 우려가 없지 않다고 지적
- 독일 경제자문위원회('경제5현') P. Bofinger 위원은 "본질적 문제는 정부부채 규모가 아니라, '유동성' 확보가 관건(만기도래 차관을 연장하거나 신규차관으로 대체)"이며, 영국, 미국은 자국 중앙은행을 통해 상당부분 감당 가능한 반면 유로화 사용국들의 경우 화폐 추가발행으로 자금난 해결이 불가한 상황이라고 지적
- 미 하버드대학교 K. Rogoff, C. Reinhart 교수는 지난 1세기간 금융위기사례분석을 통해 "경기침체, 실업상승, 금융기관 도산증가, 정부부채 급증 등으로 결국 일부 국가들이 지급곤란 상황에 처하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되며, 이같은 상황이 과거 개도국에서 주로 발생한 것과 달리 금번 위기시에는 유럽국가 도산도 가능하다"고 하면서,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 발트3국, 우크라이나 등을 우려대상 국가로 지목
※ 독일정부 및 연방은행 고위 관계자들도 "그리스 상황이 국가가 아니라 일반개인일 경우 이미 신용불량 상태나 진배없다"고 하면서, 그리스 현재 국가재정 상황이 'BBB+' 등급도 과분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Der Spiegel」지 제51호)
ㅇ (상황평가) 리스본 조약 발효 이후에도 EU 차원의 회원국 재정적자 및 정부부채 지원은 회원국간 구제금융 금지조항('no-bail-out-clause')으로 인한 제약이 있으며, 1) 관련 조약규정(리스본조약 제 125조, 구 TEC 103조)을 우회하여 EU에서 정치적 지원을 할 경우, 그리스는 물론, 재정적자 또는 정부부채 규모가 큰 여타 회원국들의 자구노력을 통한 재정건전화 노력에 부정적 영향 초래할 뿐만 아니라 단일통화 안정성 유지 근간인 성장안정협약(SGP)이 사실상 사문화될 우려가 있으며, 2) 그리스 문제를 방치할 경우 단일통화에 대한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재정적자 폭이 큰 여타 회원국으로 불안이 확산되는 도미노 효과가 초래될 경우 통화동맹 존속에도 악영향을 주게 되어 EU 차원의 정치적 개입 여부 판단이 여의치 않은 상황
- 미 캘리포니아주 재정난 사태 당시 미 연방정부 지원사례와 마찬가지로 EU회원국이 위기상황에 처하면 EU 차원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그리스 경제규모(EU전체 GDP 약 3%)는 캘리포니아(미국 전체 14%)와 비견될 수 없는 견해도 병존
※ J. Stark ECB 이사는 금년초 유로화 출범 10주년 기념행사에서 ECB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성 및 EMU 안정성 유지 근간으로 △ECB 독립성 유지, △가격안정목표, △성장안정협약(SGP), △구제금융금지조항(No-bail-out-Klausel) 등을 거론(회원국간 구제금융금지조항은 EU 회원국들의 재정정책 관련 실정 유인 억제 차원에서 도입)
ㅇ (제도개선) D. Schwarzer 연구원은 유로존 회원국간 긴밀한 상호의존성, 정책조율 관련 취약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학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지적되어 온 것으로서, 차제에 여사한 위기상황 예방 및 위기이후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재정정책 뿐만 아니라 경제정책(임금협상 등 포함) 조율 강화가 필요하며, 유로존 회원국들은 자국 경제정책을 '공공재'로 인식하고 이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메르켈총리가 최근 EU 정상회의에서 경제·재정정책 조율강화 방안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
- 동인은 EU 회원국 재정문제 발생시 EU 차원의 정치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고, EU 집행위 또는 유로그룹 차원에서 해당국 예산안을 통제, 국가부도사태를 미연에 배제함으로써 시장투기세력으로부터 보호를 통한 사태악화 예방이 강하며, 이 과정에서 해당국 재정주권에 대한 일시적 포기는 불가피하다고 강조
- UBS 경제전문가도 "1,000유로 채무가 있을 경우 채무자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으나, 1,000만 유로 채무가 있을 경우, 채권자가 문제이며, 그리스 문제의 경우 EU가 채권자에 해당"된다고 일부 투자금융 전문가들은 EU 본질적 문제를 우회하여 지적
※ D. Schwarzer 박사는 독일 SWP 연구소 유럽통화동맹 등 유럽경제재정정책 전문가로 비아드리나 유럽대학(European University of Viadrina) 전임강사('그리스에 대한 백지수표 대신 엄격한 정책조율이 필요' 제하 독일 경제일간 'Handelsblatt'지, 12.15일자 객원논평 기고)
3. 참고사항
ㅇ (당관평가) 글로벌 금융·경제위기 대응과정에서 정부부채가 대폭 확대되는 반면, 실업률 상승 등으로 세수도 축소되면서 재정적자 및 정부부채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그리스 문제 발단 세계경제위기 여파뿐만 아니라, 그리스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영, 사회개혁 지연, 통계오류 등 정책관행에 의한 인한 내재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EU 내부에서도 비판적 여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며(「F.A.Z.」등 상당수 독일 유력언론에서는 그리스 신용등급하락 이후 유로그룹 강제퇴출 방안을 주장), 유럽 정치권에서는 EU 회원국 또는 유로존 회원국으로서 연대의식을 대외적으로 표명함과 동시에 강도높은 긴축정책 및 개혁정책을 요구하는 등 유럽차원의 지원 또는 IMF 등 외부기관 개입이 없이 그리스 정부의 자구책을 통해 시장 압박이 해소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
- Fitch사에 이어 S&P사 등도 그리스를 신용등급조정을 하향조정 하였으나, 이는 시장에서 예상된 것으로서 유럽금융권에서 실제 유로회원국 국가부도사태(sovereign default) 가능성 보다는 이에 대한 우려로 인한 투자자들의 신뢰저하로 금융시장 경색을 초래할 경우 금융시장 안정세 및 경기 회복세에 악영향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으며, 특히 유럽경제가 국별로 차별적이나마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불안요소 대두시 경상수지 적자가 크고, 외환보유액이 낮은 동유럽을 포함한 일부 유럽국가들의 자본이탈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
ㅇ (시장평가)최근 두바이 사태, 그리스 문제 등 금융시장 동요에도 불구하고 유럽 등 국제금융시장 교란요소로 작용하지 않은 것과 관련, 당지 금융권에서는 2009년말 금융시장이 상당부분 안정세를 회복한 반증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그리스 경제규모의 낮은 비중으로 상황이 심화되더라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현재 불확실한 국제금융시장 상황에서 중견국가 국가부도사태시 상당한 파급효과로 인해 사태악화 이전에 EU 또는 IMF를 통한 지원 가능성이 신중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Spiegel지 최근호는 그리스 재정문제 조사를 위한 IMF 실사단 방문계획에 대해서도 보도)
나. 참고동향
ㅇ (정책노선) 유럽중앙은행 및 독일 연방중앙은행 등 통화정책당국에서 그리스 정부의 자구책을 강조하며 외부지원 불가 입장인 반면, 메르켈 총리가 만성적 재정적자 국가부채 문제 안고 있는 회원국에 대한 EU 차원의 관여 필요성 시사하는 등 독일 연방정부는 EU 차원의 지원 가능성을 언급, 정치권과 통화당국간 상이한 입장이 노정되고 있는 바, 이는 통화당국에서는 외부지원시 그리스정부의 과감한 재정·사회개혁 의지 퇴색, 여타 회원국의 도덕적 해이 초래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반면, 정치권에서는 자국 시중은행 상당수가 그리스 국채 매입으로 채무불이행시 독일 금융시장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
- 2009.2월 당시 독일 P. Steinbrueck 연방재무부장관도 금융위기 당시 정부부채 과다 일부 유로회원국 문제가 불거졌을 때 지원 가능성에 대해 언급, 통화당국 및 금융시장에서 민감하게 반응
- 독일 연방중앙은행 고위관계자는 최근 당지개최 금융회의에서 "그리스가 채무지불능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유로화(EMU)는 이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내성이 있으며, 진정한 위험은 EU 차원에서 그리스를 지원하게 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라고 지적
ㅇ (통화동맹) 1999년 EMU 출범 및 유로화 도입 당시 그리스, 이탈리아 등 재정운영이 상대적으로 방만한 유럽 남부지역 국가들의 단일통화 도입시 마스트리트 조약상 가입기준 충족 여부 관련 논란이 있었으나,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특히 그리스는 2001년 EMU 가입 당시에도 불법고용·매춘 등 지하경제를 GDP에 포함, GDP 전체규모를 인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마스트리스 가입기준을 충족하였고(지하경제를 포함함으로써 재정적자 규모가 약 25% 감소함으로써 GDP 대비 약 2.9% 수준을 유지), EMU 가입 이후에도 2006년 호경기 당시에만 '예외적으로' 마스트리스 기준을 충족하고 재정적자 관련 정부통계도 수시 수정되는 등 EU 회원국 및 금융시장에서 그리스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
- 주요 신용평가기관에서 민간부분 부채비중 및 노동시장 유연성 결여 등으로 스페인 및 포르투갈에 대한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조정한 바 있으나, 독일과 달리 전통적으로 재정정책이 느슨한 남부지역 회원국 재정 관련문제(사회개혁 포함)가 심화되더라도 EU 현 제도상으로는 사실상 실효성 있는 예방적 정책수단이 결여(SGP 협약, EDP 절차 등은 사후조치 성격)
- 다만, 아일랜드의 경우 금융위기로 정부부채 대폭 확대되면서 2011년까지 2007년 대비 4배 증가, GDP 대비 14%까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Fitch사 등 신용평가기관에서는 아일랜드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노력을 높이 평가
ㅇ (제도개선) 한편, 리스본 조약 발효 이후에도 EU 경제사회정책은 외교안보정책 등과 마찬가지로 회원국 재정주권과 밀접한 관련성으로 인해 EU-회원국 공동결정사항이 아니라 여전히 회원국 고유권한으로 유지됨으로써 통화정책은 단일정책인 반면 경제재정정책은 회원국 주권사항으로 통화·재정정책이 이원화된 구조로 유지, 학계 등 전문가를 중심으로 최적정책조합(policy-mix) 문제가 태생적 한계로 지적되어 왔으며, 최근 EU 정상회의에서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 등 특정 회원국 재무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EU 관여 가능성을 언급, 일각에서는 경제정책 조율강화 관련 독일정부 입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
- EU 집행위에서 유로존 회원국간 경제정책 조율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였으나 독일정부가 ECB 독립성 유지 문제 등으로 인해 반대하였으며, 리스본 조약 협상시에도 유로존 및 EU 차원의 회원국 경제정책 조율강화 방안에 대해 독일은 강경한 반대입장으로 일관하였고, 프랑스정부가 금융위기 이후 제안한 소위 "유럽경제정부"안에 대해서도 독일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
- 또한 금번 그리스 사태를 통해 유럽통화동맹, 내수시장 안정성을 위해 경제정책 조율 강화를 위한 정치적 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이는 재정주권 문제와 직결된 문제로서 국가채무불능 등 심각한 위기사태로 비화되어 EU 및 여타 회원국 공동대처 등 비상상황이 전개되지 않는 한 회원국 재정정책 문제에 대한 EU의 직접적인 관여 가능성 및 회원국간 경제재정정책 수렴 필요성은 현 SGP 조약 수준 이상으로 강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EU 집행위 차원에서 개편안이 제시된다고 하더라도 회원국들이 통화주권 상실 이후 재정주권까지 포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이사회에서 합의가 도출된다고 하더라도 회원국 의회 통과도 난망)
※ 유럽경제정책조율 관련 법적 근거는 리스본조약 제120조 및 제121조(구 TEC 제98조 및 제99조)로 이중 EDP(과다재정적자처리절차), SGP(성장안정협약), BGEP(일반경제정책지침) 등은 '긴밀한 조율(close coordination)', 그 외 고용정책(Luxembourg Process), 미시·구조정책(Cardiff Process), 거시정책(Cologne Process) 등은 '느슨한 조율(week coordination)'로 구분되어 있으며, 상대적으로 엄격한 규제를 명문화한 재정정책조율 관련장치(SGP, EDP)는 호경기시 가이드라인 부재하고, 그 외 상기 정책기제들도 의무사항이 아닌 자율적 사항으로 한계가 있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평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