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연구] 일본 구조개혁 정책의 국내 시사점(산업재생법을 중심으로)

2009-07-09 | 기업정책팀 김용춘

일본 구조개혁 정책의 국내 시사점(산업재생법을 중심으로).pdf 일본 구조개혁 정책의 국내 시사점 보도자료.hwp

- 『일본 구조개혁 정책의 국내시사점(산업재생법을 중심으로)』보고서 발간 -

정상적인 기업이 부실화되기 전에 스스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상시·자율형 구조개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4일「일본 구조개혁 정책의 국내시사점」보고서를 통해 그동안은 기업이 부실해져야만 구조조정을 추진하다보니 해당기업이 제값을 받기도 어렵고, 구조조정 추진도 원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구조조정이 시장에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원인에 대해 전경련은 “기업이 사전에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만한 제도적 인센티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벤치마킹 대상으로 일본 사례를 들었다.

정상기업의 상시 구조조정도 지원해야

일본 산업재생법은 부실기업뿐만 아니라 우량기업의 구조조정도 상시적으로 지원하여 산업전반의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도요타, 닛산, 샤프, 산요, 신일본제철, 스미토모 금속 등 일본 유수의 기업들이 산업재생법의 지원을 통해 투자 확대와 생산성 향상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일례로 일본 철강업계 3~4위권인 스미토모 금속은 지난 2003년에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등록면허세 경감, 일본정책은행으로부터 자금지원, 주주총회 결의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은 결과, 사업 재구축의 효과로 2005년 기준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액을 2002년 대비 133%나 향상시켰다.
이는 우리나라의 구조조정 정책방향과 근본적으로 차이나는 점이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재무구조 개선약정이나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등은 모두 부도 또는 부도의 우려가 있는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국가 경쟁력의 향상을 위해서는 부실기업이 다시 회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량기업이 부실기업이 되기 전에 지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에 전경련은 구조조정 정책방향을 부실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의 구조조정을 상시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자발적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일본 산업재생법은 기업의 자발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패키지로 지원한다. 즉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은 주무장관에게 계획서를 제출하고 주무장관이 승인하면 세제, 금융지원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심사 기간 단축, 상법상 주총 결의 면제 등을 한꺼번에 제공한다. 이로 인해 1999년에 이 법이 제정된 이후부터 올해 3월말까지 산업재생법을 통한 구조조정이 492건이나 이뤄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같은 법제가 없다. 법인세법,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등 개별 법률에서 제한적으로 구조조정 지원책을 규정하고 있을 뿐 체계적 지원체제는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기업 구조조정의 효과가 극대화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지원을 총체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며, 산업재생법과 같은 패키지형 지원시스템의 도입을 주장했다.

녹색성장 등 국가적 아젠다 추진수단으로 활용 가능

산업재생법은 그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지원 대상 및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추세이다. 1999년에는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지원하였으나, 2003년에는 설비투자, 2007년에는 기술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하였다. 최근(2009년 4월)에는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저탄소, 에너지절약형 제품생산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대하였다.
최근 우리 정부는 신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녹색성장을 국가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지원책은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 아젠다 및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본의 정책법안은 녹색성장 정책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일본 산업재생법상 지원의 주요 내용 >

구분	주요 내용
세제	과세의 이연과 설비투자자산의 조기회수를 위해 특별상각(20~30%) 채무면제시 자산평가손의 손금산입 허용하여 세부담 경감 등록면허세(2.8%→1.2%등) 경감 부동산취득세 (3.0%→2.5%등) 경감
금융	구조조정 등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정책투자은행 등으로부터 융자, 출자 혜택 해외 자회사의 자금조달 원활화를 위해 투자사업 유한책임조합(LPS)의 해외 투자한도 제한(50%) 면제 독립행정법인인 중소기업 기반정비기구에 의한 채무보증
공정거래법	기업결합 심사기간이 30일에서 15일 또는 7일로 단축
상법* (회사법)	자회사에 대해 2/3이상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자회사의 조직재편행위에 대해 자회사의 주주총회 결의 면제 현물출자 등의 경우 법원이 선임한 검사인의 재산가격조사 면제 주식병합시 주주총회 결의 면제
민법	사업양도시 1개월 내에 채권자의 이의가 없으면 이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

* 합병 대가의 유연화 등 산업재생법상 특례 상당수가 2005년 신회사법에 반영, 이에 따라 2007년 산업재생법
개정시 회사법에 반영된 특례는 삭제